한국일보

아웃도어 리빙룸

2008-05-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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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없는 또 하나의 스윗홈’

웰빙 열풍과 함께 시작된 뒤뜰 꾸미기가 대대적인 아웃도어 주방 만들기에 이어 마침내 집 한 채를 야외로 옮겨놓은 듯한 생활공간 구축으로 이어져, 여름을 앞둔 요즘 아웃도어 리빙 붐이 일고 있다. 마케팅 전문 회사 유니티 마케팅(Unity Marketing)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주택 소유자 중 무려 40%가 올해 안에 아웃도어 리빙 프로젝트에 큰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경관 건축가협회(American Society of Landscape Architects)의 비공식 설문조사에서도 야외 주방 및 벽난로 건축과 더불어 거실, 주방, 식당, 그리고 페밀리 룸을 한 곳에 모은 아웃도어 ‘그레이트 룸’(Great Room)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은 추세로 나타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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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룸 세트와 스툴이 여러 개 놓일 만큼 큰 왯바를 갖춘 주방시설. 대형 벽난로는 옆집과 닿아 있는 담을 이용해서 설치했다.


바비큐 그릴·식탁은 기본
안방극장 갖춘 거실에서
근사한 왯바 키친까지

기후 변화가 적은 캘리포니아에서 조그만 뜰이라도 있으면 바비큐 그릴과 야외 식탁을 갖추는 정도는 기본이라고 하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동부에서까지 고급 가구를 야외에 차려놓고 아웃도어 리빙을 추구하는 움직임은 흥미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으며, 새로 건축되는 주택들이 주거공간을 늘리고 정원을 줄이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아웃도어 리빙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이 계속되는 점 역시 재미난 트렌드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자연과 가까워진다는 기본 개념으로 시작된 뒤뜰 꾸미기가 실내외 겸용 가구 및 소품에 밀려, 잔디는 사라지고 인테리어 장식용에 가까운 꽃과 나무의 전시로 대치되는 아이러니컬한 성향까지 보이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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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과 접해 있는 뒤뜰에 덱을 만들어서 꾸민 산장 느낌의 아웃도어 에리어.

많은 미국인이 꿈꾼다는 아웃도어 리빙 에리어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개스 그릴과 오븐, 냉장고와 식기세척기까지 구비한 주방과 칵테일을 서브할 수 있는 왯바 그리고 한 옆으로 격식을 갖춘 포머 다이닝 테이블에는 마사 스튜어트가 와도 감탄할 만한 완벽한 세팅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 옆으로는 대형 벽난로 또는 파이어 피트가 자리 잡고, 세련된 거실 분위기와 편안한 패밀리 룸의 분위기를 함께 갖춘 ‘그레이트 룸’ 공간에는 커피 테이블, 엔드 테이블, 그리고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쿠션까지 갖춘 소파 세트, 사계절용 플로어 램프, 방수 처리된 미술품,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야외 홈디어터 등이 갖춰져 있는 것.
이같이 벽 없는 집 한 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이 반드시 넓은 뒤뜰에서만 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수년간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발표한 작품의 다수는 뉴욕 아파트의 옥상인 루프탑 패티오나 컨도 건물에 마련된 코트야드 형식의 야외 공간을 겨냥하여, 작은 뜰에서도 충분히 아늑한 아웃도어 리빙 에어리어를 꾸밀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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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건축가협회 ASLA의 2007년 주택 디자인상을 수상한 아웃도어 리빙 공간. 뉴욕 맨해턴에 위치한 옥상 테라스에 커스텀 디자인된 실내외 겸용 가구를 들여 거실처럼 꾸몄다.

가구회사들이 실내외 겸용, 또는 야외용 가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저렴한 가격대의 아웃도어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소파 세트나 파이어 피트와 같은 고가 물품의 경우에는 대여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기본적인 아일랜드를 갖춘 야외 주방 건설에만 드는 비용이 최하 3,000달러부터 15,000달러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붙박이를 건축하는 쪽 보다 대여가 가능한 것을 빌려서 사용하는 인구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두 차례 90도가 넘는 혹서를 지나면서 여름이 본격적으로 다가오는 요즘, 아웃도어 리빙 공간을 꾸며보고 싶다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1.아웃도어 리빙이 각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야외 공간의 구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시 효과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가족의 필요와 취향을 최대한 구체화 하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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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스패니시 스타일로 벽난로와 주방시설을 장식하여 이국적인 분위기를 주는 아웃도어 공간.

2.최근 유행하는 스타일은 아웃도어 리빙 에어리어를 하나의 독립된 공간으로 간주하기보다 집의 일부, 즉 실내 인테리어가 외부까지 연장된다는 느낌으로 꾸미는 추세. 뒤뜰이나 패티오로 나서는 방의 인테리어에 특정한 타일을 사용했다면 같은 제품을 소량 구입해서 아웃도어에도 액센트를 주고, 실내 가구 톤과 비슷한 의자나 테이블, 혹은 소품 재료를 찾아 꾸며볼 수 있다.

3.평범한 베이지 톤이나 흑백 스타일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쿠션이나 담요를 화려하게 튀는 색상으로 시도 하거나, 꽃무늬 또는 줄무늬를 두려워 말고 적절히 섞어보는 것도 개성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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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 주택가에 설치된 아웃도어 리빙 전시장. 풀 대신 연못을 만들고 커튼까지 장식해 라운지 분위기를 추구했다.

4.공간이 제한될수록 가장 필요한 것만 마련하는 것이 좋다. 흔들의자를 즐겨 사용하는 가족이 시간을 많이 보낼 계획이라면 안락의자를 포기해도 무방하고, 야외에서 식사는 즐기지만 바비큐는 자주 하지 않는 가정이라면 굳이 그릴을 들여놓을 이유가 없다. 신중하게 필요한 물품을 리스트로 만들어 순위가 높은 것부터 장만하면 도움이 된다.

5.뜰에 나무와 꽃이 있다면 그에 어울리는 배합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턱대고 시설과 가구를 마련해놓고 그에 맞춰 정원을 바꾸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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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콘도 패티오에 방수처리된 나무 벽과 바닥을 깔고 벽난로와 가구를 꾸며 완벽한 방 하나를 만들었다.

6.공사에 필요한 허가와 안전수칙 등을 미리 알아보고 시작해야 경비와 시간이 모두 절감된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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