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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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불패 신화는 꺼져 가는가?

2008-05-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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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희 부동산 컨설턴트

해외에 있는 한인 동포들과 대화를 하고 상담을 하다보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한국의 부동산 시장처럼 역동적이고 후퇴를 모르는 곳은 아마 없을 것이다”이다. 특정한 시간의 흐름을 두지 않고 말한다면 분명 한국의 부동산 특히 서울을 기점으로 한 대도시 주변의 부동산 시장은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을 보면 ‘Money Game Market’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부동산에 돈을 투자하기만 하면 투자 기간 동안 그 돈이 주인을 속상하게 한 적이 드문 시장이 바로 한국의 부동산 시장일 것이다.
다만 1980년 대 후반부터 1990년 말까지는 약세를 보이기도 했고, 국가 경제가 전반적으로 총체적 위기였던 IMF구제 금융시기에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표현할 만한 잠시 동안의 가격폭락 사태는 있었지만 이렇게 폭락했던 부동산도 2년 정도의 시간이 경과 하면서 2007년까지 꺾일 줄 모르는 가격 성장을 거듭했다.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가 최고의 경제 활동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돈의 여유가 있는 계층에서는 ‘묻지 마’ 투자식의 부동산 사제기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오죽하면 국가 경영을 위해서는 수 만 가지 처리해야할 일들이 산적한 정부조차(노무현 정부) “강남불패신화를 반드시 꺾어내겠다”고 할 정도로 국가 행정력의 대부분을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올인할 정도이었겠는가.
도도한 투자 물결이 넘쳐흘렀던 한국 부동산 시장이 현재 아무런 힘을 못 쓰고 있다.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시장 흐름은 때늦었지만 사실 언제라도 나타났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도소득세 중과와 종합부동산 보유세 가중, 다주택 보유자들에 대한 과중한 과세 정책, 정부의 끊임없는 주택 공급의 적극적인 움직임, 분양가 상한제 실시, 분양원가 공개 제도 정착, 개발 이익 환수, 신혼부부의 주택 지원 정책, 대출금 규제, 금리 상승 등과 같은 제도적인 요인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 지금 형성돼 있는 부동산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내지는 유보적 투자 태도도 시장 유통의 흐름을 잠재우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다.
서울 강북의 주택 가격 상승 현상은 강남의 주택 가격과 동일시하려는 강북 주택 보유자들의 의식 반영이 주된 원인이다. 가격 상승력을 만든 측면이 강하고 강남에 비해 낙후된 강북의 주거 시설에 대한 정부의 개발의지가 크게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 하지만 이같은 강북의 주택 가격 상승도 투자대비 이익을 논하는 각종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지금은 매우 안정적으로 보이고 있다.

더구나 강북 지역의 주택 시장은 서울시 뉴타운 개발계획과 맞물리면서 기존의 일반 주택들이 재개발의 이익이 나타날 것으로 확신한 경우로 타당한 이유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강남 지역의 경우 매우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재건축과 재개발 시에 얻게 되는 이익을 이미 오른 부동산 가격이 잠식하면서 투자의 매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서 기술했듯이 정부의 총체적 부동산 규제 정책이 제도와 법률로 명문화되어 있음으로 인해 규제하고자 하는 행정력의 실체가 주택보유자나 강남 지역의 부동산을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크게 압박하는 요인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세금제도부터 손질하고자 하는 실질적 움직임이 있었지만 곧바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고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기 후퇴 상황은 물가 상승 압력을 제어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는 형편이므로 지난 정부가 만들어놓은 현재 부동산 정책을 손볼 엄두가 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정부 규제안이 변함없이 지속되고 잇고 경기 후퇴 현상이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때 과연 한국의 부동산 시장만이 역동적인 모습을 갖고 가기에는 절망적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강남 불패 신화는 잠시 접어두는 것이 한국 부동산 시장의 현 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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