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석가탄신일 봉축법어 - 진각 스님 (남가주 불교사원연합회장)

2008-05-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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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자비로 어려움 극복”

전쟁·오염·배금주의서 벗어나
평화·생명존중·인간중심으로

불기 2552년 4월8일(양력 5월12일)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시며 지혜의 선각자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화신의로 이 땅에 나투신 날입니다. 이 경사스런 날을 맞아 본인은 모든 한인들과 더불어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이 절대 평등한 불성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인간의 생명과 존엄은 어떠한 사상, 제도와 권력에 의해서도 억압받아서는 안 됨을 보여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시었습니다. 그리고 일평생을 생명의 절대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불석신명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신 이날을 생명 해탈의 날이요 인간존엄의 대선언을 한 역사적인 날이라 합니다. 부처님은 인류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 삶의 모범을 제시하셨으며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회향하셨습니다. 상의상존 해야 하는 공동체의 원리, 베풂과 나눔에 기초한 공존의 법칙을 대중 속에서 시현해 보이신 것입니다.

이는 불교의 이상향인 불국정토가 우리가 숨쉬는 이 땅에 있음을 의미하며, 혼자만이 아닌 열린 대중 속에서, 안주하는 자리가 아닌 머물지 않는 길 속에서, 구현되어야 함을 뜻합니다.

오늘날의 세계는 어떠합니까? 전쟁으로 생명 존엄은 실추되고, 무한욕망으로 생태계는 파괴되고, 배금주의로 도덕성은 황폐화되었습니다. 첨단과학이 가져온 물질문명의 황금기가 인류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었지만, 그 결과 인간과 자연의 부조화와 불균형이 초래되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생명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우주 삼라민상은 하나의 생명체입니다. 일체의 생명체는 불성을 지닌 존재로서 두두비로이며 물물화장인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아 부처님께서 선언하신 정신을 회복해야 합니다. 평등 자유 조화 균형 평화 생명존중 인간 중심의 사회문화 공동체를 구현해야 합니다.

범불교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향기롭게’ 운동은 미래문명을 여는 초석입니다. 윤리 회복, 자연환경 복원, 전쟁 종식,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하기, 전통문화 보존을 톹한 민족의 얼 바로 세우기, 통일대업 완수 등은 동체대비행인 것입니다.

불교는 이러한 시대적 사명으로 미래문명을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티벳 사원에 감금돼 있는 스님들과 기아 속에 있는 분들, 경제난, 가정불화, 질병 속에 있는 한인들이 부처님의 자비로써 마음을 치료받고 어려움을 극복하셔서 성공하는 그 날을 맞이하시길 축원 드립니다. 모두 마음 문을 열고, 서로 존중하고 양보하면서, 건강한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다시 한 번 태어납시다. 그래서 함께 잘 사는 아메리칸 드림을 꼭 성취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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