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쉘터 하우스(Shelter House)

2008-04-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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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가정이다.
단순한 집이 아닌 가족 간에 따스한 정감이 흐르며 함께 동고동락 할 수 있는 스윗트 홈에서 우린 세상에서 힘들다가도 재충전하며 내일의 희망과 꿈을 키운다. 단칸방이라도 가족끼리 오순도순 정으로 맺어진 가정의 행복은 옆에서 보기에도 아름답다. 설렘으로 결혼 서약할 때는 마냥 핑크빛 미래가 펼쳐지는 줄 알지만 살다보면 연애 때 알지 못한 상대방에 대한 불만과 현실 속에 풀리지 않는 앙금이 서서히 생기기 시작한다.

그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여러 지인들과 교류하거나 혹은 종교에 의탁해 보기도 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다. 한국에서처럼 본인의 학벌과 걸 맞는 사회생활을 하지 못해 이민생활에 불만이 있는 경우 그때그때 풀지 못해 차곡차곡 쌓아 놓으면 가슴에 병이 생긴다. 유순한 사람이 믿었던 사람에게 금전적으로 배신을 당해 성격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

요즈음 불경기로 인한 가정불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평소에 대인관계가 없거나 친지들이 많지 않은 미국에서 특히 가정문제는 드러내 놓지 않고 감추는 편이 많아 배우자에게 피해를 당해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더 악화될 수 있다.


얼마 전 에이전트들끼리의 친목회인 ‘조이클럽’에서 가정불화로 인한 남편의 폭력을 피해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쉘터 하우스 ‘푸른 초장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물론 외부인사의 방문은 쉽지 않아 거기에서 봉사하시는 전도사님과 실무진을 만나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비참한 실정을 듣고 한동안 오랜 침묵이 흘렀다. 미국으로 시집오는 것이 아직도 영화에서처럼의 환상인 줄 아는지 남편감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짧은 기간 사귀어 보고 달랑 결혼해서는 신혼 첫 달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되는 폭행에 옷 한 벌 챙기지 못하고 뛰쳐나온 새댁의 딱한 사정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다.

또한 밖에서 존경받는 직업의 남편이 남에겐 매너가 좋아 호인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집에만 오면 대화는 커녕 말 한 두 마디에 온갖 집기까지 동원하며 부인에게 화풀이를 하는 통에 석사학위까지 받은 부인은 무식한 폭력 앞에 정신치료까지 받다가 겨우 쉘터 하우스에서 보호를 받은 경우도 들었다.
가정폭력은 개인사정이지만 절대적으로 극한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주변에서 막아야 한다.

이민생활에서 무한한 행복을 두 손에 다 부여잡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저 잘 살아보겠다고 남편 하나 믿고 온 여성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따스한 가정을 꾸밀 수 있도록 작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푸른 초장의 집’은 1993년에 세워졌지만 기독교 기관이기에 정부에서의 보호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종교단체나 개인적인 기부금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일단 아이를 가진 여성에게 우선적인 보호혜택을 주는데 건물이 좁아 한정된 인원을 수용할 수 없어 뜻 깊은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하루가 불안한 가운데 불행의 늪으로 가기 전에,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희망이 생기길 소원해 본다.

‘푸른 초장의 집’은 24시간 전화 연결이 가능하며 전화번호는 714-532-2787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폭력은 제발 근절되기를...

(562)304-3993
카니 정
콜드웰뱅커 베스트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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