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넷 홍의 가구 이야기-소파와 의자의 ‘리-업홀스터리’

2008-04-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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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 자리에 꼭 같은 느낌으로 앉아있는 소파나 암체어가 어느 날 갑자기 싫증나 보일 때가 있다. 그래서 분위기를 바꿔 보고 싶어 소파나 의자 샤핑 후 마음에 드는 가구를 선택함에 있어서 신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고객의 입장이다. 그러다 보면 여러 옵션들을 생각해 보게 되는데 그 중 한 가지가 내가 가진 소파나 의자를 리업홀스터(reupholster)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사용하던 소파나 의자에 원하는 패브릭을 이용해 새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리업홀스터리를 하고자 할 때는 염두에 두어야 할 점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소파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이다. 소파의 모양을 결정하는 프레임(frame)이 원목인지, 나사(screw)가 잘 조여져 있는지, 글루(glue)로 접착된 상태가 얼마나 양호한가를 살펴야 한다. 둘째, 소파나 의자의 커버를 완전히 분해했을 때 내부 재질 즉 스프링의 퀄리티(quality)와 시트 폼(seat foam), 패딩(padding)의 상태가 어떠한지 중요하다. 이 모든 사항들을 고려해 볼 때 모든 소파를 리업홀스터리 할 수 있는 컨디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생각하는 리업홀스터리의 개념은 소파의 내부 재질을 완전히 바꾸고 난 뒤 새로운 패브릭을 입히는 원래 개념과는 달리 새로운 패브릭으로 감싸는 천갈이 그 자체인 리커버링(re-covering)의 개념으로 잘못 인식된 부분이 있다.

기존의 소파를 리업홀스터(reupholster)하기 위해 가지고 온 소파의 내부를 열어보면 날림으로 제작해 이곳저곳 많은 못들이 박혀 있다거나, 시트 폼이나 패딩 상태가 열악하며 프레임 자체도 솔리드 우드(solid wood)가 아니고 프레스드 우드(pressed wood, 나무 가루를 눌러 만든 나무)나 레진(resin, 합성수지)로 만들어져 있어 리업홀스터리를 한다 하더라도 생각보다 예쁘게 나오지 않을 뿐더러, 새로 고르는 패브릭(fabric)과 레이버(labor) 비용을 고려해 볼 때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품질의 소파가 아니라고 한다면 굳이 리업홀스터리를 하라고 권해 드리지 않는다. 이럴 경우에는 그 비용에 조금 더 보태 솔리드 우드 프레임(solid wood frame)의 제대로 된 소파를 구입하시라고 조언한다.


반면에 좋은 품질의 가구를 처음에 잘 선택하여 구입하면 평생을 사용해도 질리지 않으며 6년에서 10년 사이에 한번 소파 내부와 외부 패브릭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리업홀스터리를 해주는 데에 문제가 없다.
또한 우드 프레임의 피니시(finish)는 10년마다 유행이 바뀌므로 이 또한 원하는 컬러로 바꿀 수 있고 패브릭도 전혀 색다른 느낌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가구가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가구의 브랜드 네임(brand name)은 무시할 수 없는 가치가 담겨 있다. 왜냐하면 회사의 이름과 신용도를 걸고 책임감 있게 양질의 가구를 제작하는 것이니 만큼 고가 브랜드 가구에는 그만큼의 가치가 주어지고 그 가치는 스타일과 편안함, 좋은 품질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가격이 싸다고, 디자인이 괜찮다고 구입하기 보다는 브랜드 가구 회사에서 제작된 좋은 재질의 가구를 구입하여 오래오래 쓰는 것이 결과적으로 훨씬 경제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미국 고객들 중 이 가구는 자신의 할머니께서 사용하신 것인데 물려받은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분들이 있다. 이렇듯 처음부터 좋은 가구를 구입하여 우리 자녀들에게 하나쯤 물려주어 그들이 뿌리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고 또한 가족 간의 유대를 돈독히 다질 수 있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