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삶-동양의학과 우주생성론

2008-04-0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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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00년 전 중국 한나라 고조 때에 쓰인 회남자 천문훈에 따르면 이 우주의 태초에는 하늘과 땅이 형성되지 않았고 아무런 형상도 갖추지 않은 광대한 암흑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탁한 것은 가라앉아 땅이 되고 맑은 것은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고 이렇게 하늘과 땅의 정기가 뭉쳐서 음(陰)과 양(陽)이 되어 또 그것이 우주 만물의 근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농경시대의 동양 우주 생성론이나 21세기 첨단과학의 우주생성론 즉 빅뱅 이론(Big Bang Theory)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우주의 대폭발(Big Explosion)-은하수(Galaxy)-초신성(Supernova)-준성(Quasar)-태양계(Solar System)로 이어지는 우주생성론이나 별로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은 모두 그 근원이 같으며 또 이 우주만물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힘(Invisible Energy Spirit)이 있어 이를 기(氣-Chi)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몸에서 기가 실하면 건강하고 기가 허하면 질병이 되는 것이다. 이 기는 우리 몸의 좌우로 12개의 경락(經絡-Meridian)을 통해 하루에 60회씩 운행하며 경락은 거미줄같이 온몸을 덮고 있어서 대개 손끝이나 발끝에서 시작해서 안면, 흉부, 경부 또는 복부 등에서 그친다.


또 이 경락을 따라 365개의 기가 모여 있는 경혈(經穴-Points)이 있어 이곳이 바로 침구의사가 바늘을 꼽는 장소인 것이다. 그런데 흥미 있는 것은 고대 희랍에서도 Pneuma(희랍말로 기체, 공기 기력이라는 말)라는 개념이 있어서 생명력의 근원이라고 믿었다는 것이다. 결국 동양과 서양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인류발전 과정에서는 대동소이했음을 알게 된다.

전희택 박사 <신경내과 전문의 겸 UCLA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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