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들어서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겪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청춘의 상징이라는 여드름입니다. 한 때 지나가면 그래도 좀 나은 편이지만 20대가 지나 30대에도 여드름이 없어지지 않거나 다시 생겨나면 정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드름이란 모낭과 피지선에서 염증과 세균 감염이 복합되어 생겨나는 피부질환으로, 모낭 주변에는 기름 성분의 피지를 생산하여 분비하는 피지선이 있는데, 바로 이 피지선에서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되고 각질이 형성되면서 모공 입구가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모공 안에 쌓인 피지와 노폐물이 감염을 일으켜 염증이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여드름입니다. 그래서 피지선이 많이 모여 있는 얼굴, 두피, 목, 가슴, 등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여드름의 대표적인 원인은 사춘기가 되면 남녀 모두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의 분비가 많아지고 이 안드로겐은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를 증가시켜서 각질층을 두껍게 만들어 각질 세포가 모공을 막아 피지가 밖으로 나오지 못해 모공 속에 고이면 여드름이 됩니다. 이와 같은 여드름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데, 안드로겐에 대한 피지선의 반응 정도가 각자 다르기 때문으로, 양쪽 부모가 모두 여드름이 있는 경우 80~90% 유전될 확률을 가진다고 합니다.
반면 성인성 여드름의 경우에는 원인과 발생기전이 보다 복잡하여 단순한 피부문제에서부터 장부문제까지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작용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가 시작되기 전 약 1~2주 동안 주기적으로 여드름이 악화되기도 하는데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황체 호르몬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고, 스테로이드 제제와 같은 약물이나 화장품 비누 등을 만들 때 쓰이는 재료, 또 금속이나 기계를 다루는 기술자들이 사용하는 기름과 왁스 때문에 여드름이 생길 수 있으며, 강한 자외선이나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 역시 여드름을 악화시킵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현대인 들이 겪고 있는 부족한 수면시간과 과로 등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안드로겐의 분비를 증가시켜 여드름을 악화시킵니다.
한의학에서는 여드름을 폐풍(肺風), 피포(皮疱), 면포(面疱), 분자(粉刺) 등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위, 대장, 폐 경락에 풍열의 사기가 침입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오장육부의 기운이 모두 얼굴에 나타난다고 보고, 각각의 장부와 대응하는 부위를 통해 내장의 상태를 관찰합니다. 따라서 여드름은 피부의 문제뿐 아니라 내부 장기의 불균형으로 초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원인을 명확히 하여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 얼굴 부위와 오장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면, 크게 이마는 심장, 코 주변은 비위(소화기관), 좌측 뺨은 간, 우측 뺨은 폐, 그리고 턱은 신장과 각각 대응됩니다. 얼굴 중앙 부위로 범위를 좁혀 보면, 폐와 심장이 양 미간 사이에 대응되는데, 이는 모두 인체 내부에서 폐와 심장이 최상부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뺨에 여드름이 많이 나있는 것은 간과 연관성이 높고, 턱에 난 여드름은 신장문제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다음 주에 좀 더 자세히 한의학적 원인에 따라 여드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13)487-0150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