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사건ㆍ차명주식 보유’ 구조본 개입 여부 핵심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안희 이한승 기자 =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5일 삼성측의 각종 위법 행위에 대해 공소시효(기소할 수 있는 시한)를 따지기보다는 우선 실체 확인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e삼성 사건’ 무혐의 처분 등 특검팀의 수사 경과를 놓고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사 의지를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윤정석 특검보는 삼성 전.현직 임원 11명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차명주식(16.2%)을 보유한 사실과 관련, 어떤 법률을 적용할지보다 실체 확인이 우선이라며 차명주식을 회삿돈으로 봐야 할지 회장 돈으로 봐야 할지의 문제나 주식 배당금 등을 사용하는 것에 법적 문제는 없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삼성생명 개인주주들이 진정한 개인 주주인지 아니면 단순히 이 회장의 차명주식을 대신 맡아주기 위한 `허수아비’ 주주인지를 확인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그룹 차원의 공모ㆍ지시가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윤 특검보는 (차명주식은) 전체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재산관리라는 측면에서 가능한 것이라며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구조본이 관여한 것이 아닌지 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에버랜드 사건은 회사가 자체 자금을 조달할 수요가 있어서 CB를 발행한 것인지, 거기에 그룹 비서실이 관여하지 않았느냐가 쟁점이라며 그룹 차원의 공모ㆍ지시 여부를 캐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또 정.관계 및 법조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실체 규명을 위한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고밝혔다.
윤 특검보는 우리로서는 일단 최대한 노력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다음에 법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공소시효가 지났다, 안 지났다’ 이런 부분은 실체를 확인한 뒤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전용배(46) 삼성 전략기획실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그룹측의 비자금ㆍ차명주식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관련 사항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해 구성된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 관계자 10여명은 이날 오전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은 삼성측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기존 입장을 확인해 주는 `면죄부 수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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