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구글의 유튜브닷컴이 민감한 동영상에 대한 세계 각국의 인터넷 검열이 확산되면서 이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버틸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중국은 16일 유튜브에 최근 티베트 시위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온 뒤 중국 내에서 이 사이트의 접근을 차단했다.

터키에서는 법원이 지난 7일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를 모독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오자 유튜브 접속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2월에는 파키스탄이 유튜브에 올라온 반이슬람적인 동영상이 폭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유튜브 접근을 차단하기도 했었고, 작년 가을에는 태국이 국왕을 모독하는 동영상을 유튜브가 삭제할 것을 거부하자 사이트 접근을 막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시리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모로코 등 세계 곳곳에서 민감한 동영상이 올라온 이후 유튜브 접근이 차단됐었다는 시민들의 보고가 있었다.

이같이 유튜브의 민감한 영상에 대해 세계 각국이 검열하는 것이 확산되면서 유튜브는 이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이들 국가에서 사업 기회를 잃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말 것인지를 택해야 할 기로에 놓이게 됐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로버트 부어스틴은 인터넷 이용이 더욱 확산되면서 우리는 물론 모든 인터넷 회사들이 많은 국가에서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 목표는 언제나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이용 가능한 정보의 양을 최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2006년 1월 중국에서 검색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중국 당국의 엄격한 정보접근 제한에 맞춰 검색결과를 검열하기로 했었다. 이것이 접근 가능한 일반적인 서비스 조차 제공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유튜브도 지금까지는 구글 내에서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방식을 택해왔다.
태국에서의 경우 유튜브는 접근이 차단된 뒤 이를 복구하기 위해 태국법에 위반되는 국왕을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태국 내에서 차단하는 것에 합의했고, 터키에서도 유튜브는 여전히 접속이 금지돼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된 동영상을 올린 사람의 계정을 중지시켰다.

반면 미얀마에서의 경우 유튜브는 승려들의 시위가 담긴 동영상이 올라와 접속이 금지된 이후에도 관련 영상을 제거하는 것을 거부한채 여전히 접근이 차단된 채로 남아있다.

유튜브의 리카르도 레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 세계 각국의 법도 준수해야 하는 사이에서 세심한 균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문은 미 의회는 미국의 기업이 인터넷을 규제하는 국가의 검열에 순응하는 것에 제한을 가하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jun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