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 한방-안구건조증

2008-03-03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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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오래 보며 일을 하다보면 눈이 뻑뻑해지고 아프기도 하면서 불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흔히 말하는 VDT증후군(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인해 어깨 팔 등이 아픈 현상)의 한 증상으로 컴퓨터 작업을 오래 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입니다.
눈물 자체가 부족하거나 한 가지의 성분이 부족해서 충분한 윤활작용을 해주지 못해 건조하게 느껴지는 임상 증후군으로 자각증상은 시력저하, 눈의 피로, 눈의 조절력 저하, 아물거리는 희미한 시력 및 색깔의 이상현상 등을 호소하며 두통, 팔목과 어깨 통증, 식욕부진, 위통, 변비, 생리불순, 열감, 냉감, 흉부압박감, 신경증, 초조감 등이 동반하여 나타나기도 합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눈물 생성이 부족한 경우와 눈물층의 이상으로 눈물이 과다 건조되어 생기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눈물생성이 부족한 경우는 정상적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눈물생성이 줄어 안구 건조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게 됩니다. 그밖에 약물복용이나 외상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환자들 중에는 오히려 눈물이 더 나온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이물감 등의 자극에 대한 반사작용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오후가 되면 더 심해지고, 장시간 책을 보거나 컴퓨터 앞에서 오래 작업하는 경우, 장시간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 등등 눈을 오래 사용하면 더 심해지고 건조한 실내에 있거나 바람이나 연기에 노출되었을 때도 더 심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한의학 이론에 의하면 우리 몸의 눈, 귀. 입, 코 등은 오장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장부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불균형이 초래되면 바깥쪽에 있는 감각기관의 기능에도 이상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동의보감 안문의 첫머리에 “눈은 오장육부의 정기가 모인다” “모든 경락은 눈으로 통한다” “눈은 간과 통한다”라고 하여 눈이 단순히 시각을 담당하는 감각기관이 아니라 오장육부의 정기가 모여서 만들어지고, 오장의 정기가 충만해야 눈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한의학적 관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원인을 살펴보면 허증과 실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허증은 체내의 기의 순환이 저하되게 하는 소화장애 등과 만성피로 등의 기허증이 있고 이 경우에는 기를 보강해 주어야 하며 혈액 공급과 순환이 원활치 못하여 나타나는 혈허증에는 혈액을 보충해 주어야 하며 신정이 부족해져서 눈물을 만드는 영양물질의 공급이 충분치 못한 때는 신장에 정혈을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실증은 자주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등 간 기능의 지나친 기능항진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기름진 음식, 맵고 자극적인 음식 등을 과다 섭취하여 화나 열이 많이 생겨 발생하므로 화나 열을 제거해 주는 처방을 활용합니다. 아울러 눈 주위 혈자리에 침을 놓아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간과 신의 경락의 화를 내리고 음액을 보충하는 혈자리에 침을 놓습니다.
평소에는 집에서 결명자나 구기자 등으로 차를 끓여서 보리차처럼 드시고 환경을 습하게 만들어 주면 눈물의 증발이 줄어들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가습기를 틀어 주고 방의 온도를 조금 낮추어 준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 염색, 헤어드라이어, 스프레이 등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적인 생활과 가벼운 운동으로 면역력을 기르고 항상 긍정적으로 활동하시는 것이 좋고 얼굴과 눈 주변을 깨끗한 손으로 가볍게 수시로 지압하여 혈액순환을 도와줍니다.
(213)270-4411 또는 611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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