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첫 휴일 2시간30분간 마을 답사 나서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노무현(盧武鉉) 前 대통령이 자신의 지인들이 살게 될 것으로 알려진 연립주택이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지어졌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이후 첫 휴일인 2일 오전 8시께 베이지색 점퍼와 밤색 바지에 등산화 차림으로 마을정비를 위한 답사에 나서 현재 공사중인 마을입구의 연립주택을 바라보며 연립주택이 원래 생각과는 다르게 고급스럽게 지어진 것 같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연립주택은) 애초에 지인이나 친구들을 모아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고 연립주택 인근에 쓰러져가는 집의 주민을 옮겨살게 한 뒤 그 공간을 확보해 마을을 꾸밀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할 것같아 (사저를 지은 공사업체인 삼정에) 건립을 타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비서진에게 지금이라도 공사업체와 잘 협의해서 비싼 내장재를 사용하지 않게 하고 낮은 가격으로 분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이날 마을입구의 뒷산에 오르기 이전 축사 바로앞의 600-700여㎡의 산딸기밭을 가리키며 지역 내 상동면의 한 농가에서 개량한 산딸기로 일반 산딸기보다 과육이 2-3배 굵은 고소득 작물이라고 소개해 귀향 이전부터 지인을 통해 농촌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구상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뒷산의 숲에 대해서도 큰 나무만 두고 작은 나무는 간벌해 꽃과 물, 나무가 조화롭고 다양하게 갖춰진 숲을 만들어야 한다며 숲의 효용성을 살려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마을 숲에 대한 정비구상도 밝혔다.
2시간30여분간 봉하마을 곳곳을 둘러 본 노 전 대통령은 답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조용효 마을 이장을 만나 자신의 환영행사에 사용된 현수막 정리와 화포천 주변의 잡풀 제거 방안에 대해 물은 뒤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날짜를 잡아 달라며 마을 사람에 대한 전입신고를 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마을 주변 정비작업을 하게 되면 연락해라. 우리도 나올 것이라며 마을 정비사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으며 자신의 귀향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방문객을 위해 이날부터 마을회관에 문을 연 ‘봉하마을 테마주막촌’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방문객들이 와도 마땅한 먹을 거리가 없는 현실을 감안해 마을 부녀회와 청년회가 국밥과 국수, 파전 등의 메뉴를 갖춰 문을 연 이 주막촌에서 노 전 대통령은 오늘이 마수걸이하는 날이네라며 나중에 손님없으면 오겠다고 말한 뒤 자신을 보고 몰려든 방문객들과 악수를 하고 손을 흔들면서 마을 답사를 마치고 사저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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