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 한방- 발 목욕하기(각탕)

2008-02-25 (월) 12:00:00
크게 작게
지난주에 이어 건강한 발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발이 제2의 심장이라는 것은 이제 다 아는 사실인데, 가슴에 있는 심장과 제2심장인 발의 상호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서는 건강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말초부분인 다리, 발 부분의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서는 튼튼한 혈관의 수축 이완과 깨끗한 피가 필수적입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발에 여러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데, 신장과 간장이 약해졌을 때는 혈액 속의 여러 가지 독소가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여 발가락이 누런색을 띠게 됩니다. 피로하면 대체적으로 발이 붓는데 자고 나서도 계속 증상이 남아있으면 간 기능의 저하를 의심할 수 있고 혈액순환이 순조롭지 못하면 발이 저린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비만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심장병이나 고혈압의 위험이 따르게 됩니다.
또 신체가 허약한 사람들은 대체로 발이 찬 경향이 있는데 발이 따뜻해야 오래 산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말로 발이 찬 여성들은 냉증에 걸리기 쉽습니다. 건강을 위해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것을 조선의 명의 허준은 ‘두한족열’이라 하였고, 이 목적에 가장 적합한 것이 족탕 또는 각탕이라 불리는 따뜻한 물에 발 담그기입니다. 한 동안 한국에서는 반신욕의 열풍이 불었었는데, 이제는 누구나 다 인정하는 좋은 건강법입니다.
그러나 반신욕의 효과와 비슷하면서 훨씬 간편한 각탕도 주요 목적은 땀을 내는 것으로 각탕의 원리 역시 반신욕과 같이 하반신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혈액순환 장애를 초래하는 냉기를 제거하여 머리는 차갑고 발은 따뜻하게 하는 두한족열 상태의 건강 목욕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발에는 인체 12경락의 중요 혈들이 밀집되어 있어 각탕은 발과 다리를 뜨거운 물로 자극 해줌으로써 전신의 혈행은 물론 기의 순환도 왕성하게 해 줍니다.
각탕에 있어서 물의 높이는 복사뼈 위 손가락 네 개를 겹친 만큼 윗부분에 있는 삼음교라는 혈자리까지 잠기도록 해야 하는데 이는 삼음교가 간장, 췌장, 신장의 세 경락이 교차하는 중요한 혈이기 때문입니다. 각탕을 하는 방법은 무릎아래까지 물속에 잠기도록 양동이에 40℃가 되는 더운물을 준비하여 발을 담그고, 있는 20분 동안 물의 온도를 조금씩 높여서 40℃에서 5분, 41℃에서 5분, 42℃에서 5분, 43℃에서 5분, 정도로 하는데 물을 데워서 하는 경우라면 온도를 정확하게 맞추기가 쉽지 않으므로 따로 온도계를 준비하셔도 좋고 적당히 느낌으로 하셔도 됩니다. 뜨거운 물을 주전자에 받아두고 조금씩 보충하는 식으로 해 나가면 됩니다. 그러나 너무 뜨겁게 하여 피부가 상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시고 특히 당뇨병 환자들은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20분 족욕이 끝나고 나면 2~3분 정도 찬물에 발을 담가주는데, 긴장이 풀어지고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움직이게 되면 발목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끝나고 나면 생수로 수분을 보충하고, 양말을 신어서 보온을 유지하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213)487-0150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 수>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