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초짜 엄마들 뭉쳤다

2008-02-13 (수)
크게 작게
초짜 엄마들 뭉쳤다

한자리에 모인 골든 피기 회원들과 아기들. 왼쪽부터 김수연씨와 박채리 양, 오현주씨와 이혜나양, 유승희씨와 카일 박군, 윤선화씨와 허이삭군, 이종인씨와 이미나양.

초짜 엄마들 뭉쳤다

골든 피기 회원들이 추천하는 초기, 중기, 후기 이유식.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중기용 쇠고기 야채죽, 초기용 소고기 브라컬리 미음, 후기용 완두콩 단호박 무른밥, 후기용 쇠고기 완두콩 무른밥.

‘골든 피기’회원들의 이유식 노하우
“우리 아기에게 특별한 이유식”

태어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아기를 둔 초짜 엄마라면 무엇을 먹이고 입혀야 하는지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특히 아기들 ‘먹거리’는 이들에게 가장 큰 관심거리이자 고민이다. 젖을 막 떼기 시작한 아기들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접하는 음식은 이유식이다. 세상에서 가장 좋고 맛있는 것만 먹이고 싶은 것이 엄마들 마음이겠지만, 무엇부터 먹여야 할지, 또 어떻게 키워야 할지 육아에 대해서는 그저 막막하기만 한 것이 초짜 엄마들의 현실이다.
이런 초짜 엄마들이 모였다. 이제 막 태어난지 5~9개월 된 아기들의 엄마들이 “그래도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보면 뭔가 더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 꼴로 만나 아기들 자라나는 이야기도 나누고, 우유병은 어떻게 소독해야 하는지, 이유식을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 등 각종 육아 정보를 나누며 동고동락해 온지도 어느덧 4개월. 이들은 일주일 중 이날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돈독한 관계가 됐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는 아기들을 바라보며 보람도 함께 느낀다. 좋다는 아기 음식이 있으면 함께 나눠보고 짐보리 클래스도 함께 듣는 등 대부분의 회원들은 친정이 한국에 있는 새내기 엄마들로 서로가 서로에게 엄마 같은, 언니 같은 가족이 되어준다.
한동안 연말연시다 새해다 정신없어 모임을 갖지 못했던 이들이 지난 6일 LA의 이종인씨 집에서 2008년 첫 모임을 갖고,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의 못 나누었던 이야기 꽃을 피우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황금 돼지의 해’였던 지난해 2007년에 출산을 한 이유로 ‘골든 피기’(Golden Piggy)라 이름 한 이 모임을 살짝 들여다보고 그들이 전하는 이유식 만들기 노하우도 들어봤다.

시기별 이유식 뭐가 좋은가


처음에는 쌀 미음을 2주 정도 먹이고 차차 고구마나 단호박 등을 넣어 맑은 이유식을 만든다. 6개월 이후부터는 철분이 필요하므로 고기를 넣어주며 야채 등 재료를 조금씩 바꿔준다. 골든 피기 회원들은 쌀에 라이스 시리얼을 조금 더 넣어주기도 하고 분유와 모유를 함께 넣어 먹이기도 한다. 레서피는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의 ‘삐뽀삐뽀 119 이유식’에서 얻었다.

쌀 미음으로 시작… 야채->고기 순

초 기->쇠고기 브라컬리 미음
▲재료: 불린 쌀 15g, 쇠고기 5g, 브라컬리 10g, 물 120cc
▲만들기: 불린 쌀은 약간의 물을 넣어 믹서에 간다. 쇠고기는 얇게 썰어서 5분 정도 삶은 뒤 곱게 다져 절구로 으깬다. 브라컬리는 꽃 부분만 잘라서 질감이 부드러워지도록 3분 정도 삶은 후 체에 내린다. 냄비에 믹서에 간 불린 쌀과 물, 쇠고기 으깬 것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 끓어오르면 브라컬리를 넣고 5분 정도 끓인다.

HSPACE=5

처음에는 쌀 미음에서 시작해 차차 고구마나 단호박 등을 넣어주며 6개월 이후부터는 철분이 필요하므로 고기를 넣어주며 야채 등 재료를 조금씩 바꿔준다.

중 기->쇠고기 야채죽
▲재료: 밥 30g, 쇠고기 10g, 당근 10g, 시금치 10g, 쇠고기 육수 120cc
▲만들기: 쇠고기는 얇게 썰고, 당근은 껍질을 벗겨 3mm 크기로 썰고 시금치는 잎 부분만 손질하여 끓는 육수에 함께 넣어 삶는다. 쇠고기는 먼저 건져서 잘게 썬 뒤 절구에서 한두 번 쳐준다. 시금치를 건져내어 3mm 크기로 썰어 절구에서 살짝 으깬다. 당근은 건져서 절구에서 한두 번 툭툭 쳐준다. 위의 육수에 괴고기와 당근, 분량의 밥을 넣고 끓인다. 끓이는 동안 밥은 나무 주걱이나 매쉬로 으깨준다. 밥이 어느 정도 퍼지면 약한 불로 줄여 위의 시금치를 넣고 3분정도 더 끓인다.

**쇠고기 육수 만들기
처음에는 양지머리나 아롱사태 등 쇠고기로만 국물을 우리는 것이 좋다. 아기가 양파나 파 등을 잘 먹으면 중기부터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양파와 대파뿌리 등을 함께 넣어 우려내도 좋다. 쇠고기를 찬물에 살짝 담갔다 건져낸 뒤 핏물과 물기를 닦아내고 쇠고기 100g에 물 3컵을 붓고 센불에서 끓인다. 육수가 끓는 동안 거품을 걷어낸 뒤 불을 약하게 하고 1시간 정도 은근하게 더 끓인다. 이렇게 끓인 육수를 식힌 뒤 냉장고에 약 1시간 정도 둔 뒤 기름을 걷어내고 면 보자기에 국물만 걸러낸다.

후 기->애호박 완두콩 무른밥
▲재료: 밥 50g, 완두콩 15g, 애호박 10g, 야채육수 80cc
▲만들기: 완두콩은 깨끗이 씻어 하루정도 물에 불린 후 속껍질을 벗기고 4등분 한다. 애호박은 손질해서 5mm길이로 사각 썰기 한다. 냄비에 육수를 붓고, 완두콩과 애호박을 넣고 5분정도 끓이다가 밥을 넣고 3분가량 더 끓인다.

**야채육수 만들기
야채육수는 중기 이후부터 사용하는데 이유식에 사용하고 남은 야채로 국물을 내면 좋다. 아기가 먹어보고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야채를 선택하며 양파, 배추, 당근, 호박, 시금치 등 어떤 야채도 무방하다. 당근과 양파, 배추, 브라컬리, 양배추, 무 등을 손질해 적당한 크기로 썬 뒤 냄비에 찬물을 붓고 중간 불에서 끓인 뒤 야채가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여 야채가 물렁물렁해 질 때까지 끓인다. 국물을 보자기에 걸러낸다.


초기 이유식에 모유 섞어 먹이면 ‘쑥쑥’

단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아
사과 퓨레 넣으면 고기냄새 사라져

HSPACE=5

고구마와 단호박으로 만든 이유식.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이들이 조금씩 정보를 나누며 베테런 엄마가 되기 시작했다. 몇 달 동안의 시행착오와 인터넷, 전문 서적 등에서 얻어낸 이유식 노하우를 모았다.
▲초기 이유식에는 모유 등을 섞어라: 처음에 이유식을 먹일 때는 아기가 입에 맞지 않아 잘 안 먹을 수가 있다. 이 때 홀 푸드 마켓에서 판매하는 ‘아기용 물’ 혹은 모유나 우유를 함께 넣어서 만들면 소화가 잘 되고 변비도 예방할 수 있다. 처음 이유식에는 쌀과 라이스 시리얼을 함께 갈아서 넣어주기도 한다.
▲단 음식은 금물: 과자나 단 음식을 먼저 먹이면 아기가 이유식을 먹지 않으므로 단 음식은 먼저 먹이지 않는다.
▲고기냄새는 사과 퓨레를: 이유식에 닭고기나 쇠고기를 섞으면 아기들이 냄새를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양파나 파를 넣는 경우가 있는데 사과 퓨레를 넣으면 신선한 맛이 고기류의 비린내를 없애줘 아기들이 잘 먹는다.
▲요구르트는 플래스틱 숟가락으로: 요구르트 먹일 때는 반드시 플래스틱 숟가락을 사용해야 하는데, 쇠 스푼을 사용하면 유산균이 숟가락에 닿은 순간 죽기 때문이다.

육아정보 나누는 온라인 모임이 오프라인 만남으로

골든 피기와 회원들

HSPACE=5

골든 피기 회원들은 육아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 서로가 서로에게 엄마, 혹은 언니 같은 가족이 되어준다.

이들은 처음 한 주부 전용 사이트의 ‘아기 키우기’ 사이트에서 만났다. 서로 쪽지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나누던 중 ‘골든 피기’라는 자신들 만의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고 ‘오프라인’으로 만남을 갖게 됐다.
주로 LA 일원에 거주하는 이들 엄마들은 함께 모여 식사도 하고 이유식 만들기서부터 아기용품 샤핑 정보 등을 나누며 부쩍 친해졌다. 이들은 “처음 아기를 낳고 나서 집에만 있다 보니 산후 우울증을 겪었다”며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엄마들과 만나서 수다도 떨고, 정보도 나누다보니 우울증도 없어지고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주는 이들 모임은 현재 총 회원 13명, 정식 활동회원은 5~6명이다.

글 홍지은·사진 이은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