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목할 만한 행사장 3곳

2008-02-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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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거리 수놓은 삼바 마디 그라 축제 남가주가 들썩인다

마디 그라 축제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다. 가면무도회, 현란한 북소리, 그리고 그에 맞춰 대형 깃털과 비드를 흔드는 무용수들과 그들을 따라 길거리를 내달리며 춤추는 사람들의 잔치판이 펼쳐지는 것. 남가주에서도 곳곳에서 파티와 기념행사가 열리는데, 특별히 주목할 만한 세 군데를 선정하여 내용을 알아보았다. 춤, 음악, 음식, 술, 그리고 사람, 사람, 사람으로 넘쳐나는 마디 그라 행사를 미리 찾아가본다.

제8회 퀸 메리 브라질리안 카니벌
(Queen Mary Brazilian Carnival)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와 바히아에서 열리는 오리지널 카니벌의 올해 날짜에 맞추어 2월2일, 롱비치 퀸 메리호에서 디너쇼 및 파티 형식으로 열린다. 남가주 최고의 전통 브라질식 카니벌 쇼를 자랑하는 ‘브라질리안 나이츠 프로덕션’ 기획으로 수년째 지속돼 온 연례행사.
삼바 퀸 마이사 듀크가 이끄는 ‘삼바 쇼 댄서스’는 브라질 출신 무용수들만을 훈련하여 전통 브라질 카니벌 춤을 보여주게 되며, 음악을 담당한 ‘프라 간다이아 밴드’는 ‘브라질의 티나 터너’로 알려진 여가수 ‘단다라’와 함께 삼바부터 레게와 소울까지 남미와 아프리카 리듬을 가미한 브라질의 흥겨운 축제 음악을 모두 소개할 예정.
식사는 ‘실비오스 브라질리안 바비큐’에서 순 브라질 식 음식을 서브한다.
마디 그라의 분위기를 가장 만끽할 순서는 브라질 카니벌의 원래 전통에 맞게 삼바 스쿨이 주도하는 작은 스트릿 카니벌 체험. ‘카사 도 삼바 스쿨’에서 신세대 무용팀과 30명으로 구성된 드럼 앙상블이 출연하여 빅 스크린을 통해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카니벌의 실시간 중계와 함께 선상 카니벌을 연출한다.
혼을 흔들어 놓는 북소리에 빠져 댄서들의 현란한 움직임을 따라 하다보면 저절로 비드와 탬버린을 흔들며 함께 춤추게 되는 이색적인 시간이 될 것.
지난 4년간 모든 티켓이 매진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파티지만 장소가 제한되어 있는 만큼 늦은 시간에는 지루해질 수 있으므로 오래 재미있게 어울려 놀 수 있는 친한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좋고, 바닷바람을 막아줄 두꺼운 옷은 필수.
기획사인 ‘브라질리안 나이츠’는 지난 8년간 존 앤슨 포드 앰피 디어터의 서머 나이츠 페스티벌에서 브라질의 음악, 무용, 그리고 문화를 선보이는 공연을 이끌어 왔으며, 그릭 디어터, UCLA 로이스 홀, 팬테이지스 디어터, 할리웃 팰러디엄 등의 무대에서 인정받은 예술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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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메리 브라질리안 카니벌에 출연하는 무용수들. 비드와 깃털로 장식된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었다.

일 시:2월2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장 소: The Queen Mary, 1126 Queens Highway, Long Beach, CA 90802
입장권: 예매 38달러, 댄스 플로어 테이블 예약은 55달러, 당일 4시부터 퀸 메리 티켓 부스에서 48달러로 현찰 매매만 가능. 연령 제한은 없다.
문 의: (818)566-1111
www.BrazilianNites.com


마디 그라에 관련된 재미난 상식
쪾마디 그라의 어원은 프랑스어로 ‘뚱뚱한 화요일.’ 부활절에 앞서 예수가 광야에서 보낸 것과 같은 40일간 참회와 단식을 하는 사순절이 시작하기 직전, 먹고, 마시고, 잔치를 벌여 기념하는 카니벌의 마지막 날이다. 그래서 마디 그라를 흔히 ‘팻 튜스데이’(Fat Tuesday)라고 부른다는 추측도 있고, 파리에서 사순절 직전 뚱뚱한 소를 길거리에 풀어 놓았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도 전해진다.
쪾영국, 아일랜드, 호주 등지에서는 이 날 전통적으로 팬케익을 먹는 풍습이 있어서 ‘팬케익 데이’(Pancake Day)로 부르거나, 속죄하는 날이라는 의미에서 ‘슈로브 데이’(Shrove Day)로 부르기도 한다. 팬케익 저녁식사가 시작된 유래는 사순절이 시작되면 집안에 남아 있던 밀가루, 계란, 우유 등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하루 전날인 화요일에 모두 사용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쪾미국 내에서도 이민자들의 성향마다 축제의 날을 부르는 명칭이 달라서 시카고 등지의 폴란드 이민자들은 젤리가 많이 든 도넛의 일종인 포츠키를 먹는 날이라는 뜻에서 ‘포츠키 데이’(Paczki Day)로, 펜실베니아 더치 컨트리의 독일계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동유럽 카니벌 전통을 이어 ‘파스나크트 데이’(Fastnacht Day)로 기념한다.
쪾마디 그라의 날짜가 매년 다른 이유는 사순절이 시작하는 성회일(Ash Wednesday) 바로 전 날, 즉 가톨릭에서 계산하는 부활절을 46일 앞둔 화요일이기 때문. 보통 2월3일부터 3월9일 사이가 되는데, 2008년에는 2월5일이다.
쪾마디 그라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 때 꽃차에서 군중을 향해 던지는 것은 1800년대 처음 풍습이 시작되었을 당시에는 사탕이나 과자였는데, 차츰 카니벌 의상에 쓰이는 비드를 엮은 줄, 춤출 때 사용할 수 있는 탬버린과 셰이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나 작은 인형 등 구경꾼들에게 선물을 주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꽃차가 지나가는 주변에서는 관중들이 흔히 손을 위로 흔들면서 던져달라고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기념품을 얻으려고 점프하거나 서로 밀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쪾마디 그라를 상징하는 세 개의 빛깔에는 각각 의미가 있어서, 보라색은 ‘정의’, 녹색은 ‘신앙’ 또는 ‘믿음’, 그리고 골드는 ‘힘’을 나타낸다.
쪾마디 그라에 앞선 카니벌은 크리스마스 때부터 12일째가 되는 1월6일에 시작된다. 뉴올리언스를 비롯하여 대대적인 카니벌 행사를 펼치는 지역에서는 이때부터 마디 그라 때까지 거의 매일 밤 파티나 무도회를 연다고 한다.
쪾마디 그라에서 마스크를 쓰는 풍습은 죽은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9~10세기 유럽에서 동냥을 나설 때 신분을 숨기기 위해 얼굴을 가렸던 풍습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쪾뉴올리언스의 마디 그라를 떠올리면 많은 언론이나 영화에 등장했던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를 생각하게 되는데, 사실 요즘 열리는 퍼레이드는 그 곳을 지나가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방문하고는 있지만, 막상 뉴올리언스 사람들은 그 곳을 피하는 추세이고, 시간적 여유가 아주 많은 성인들이 유난히 노출이 심한 커스튬 복장을 구경하고 싶을 때나 가볼 만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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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베라 스트릿의 어린이 마디 그라에서 아이들이 카니벌 가면을 만들어 쓰고 즐거워하는 모습.

원색 의상·현란한 북소리, 젊음 폭발
올베라 스트릿 어린이 마디 그라
(Olvera Street Children’s Mardi Gras)
아이들 웍샵 형식으로 진행되는 멕시칸 스타일 카니벌이다. 친한 멕시칸 친구나 가족이 있어서 동행하거나, 올베라 스트릿을 구경하는 목적으로 들러보면 재미있는 경험이 될 만하다.
브라질리안, 캐리비안, 멕시칸 등의 중남미 음악과 댄스가 넘쳐나고, 어린 꼬마들부터 청소년까지 무료 참가할 수 있는 ‘가면 만들기 웍샵’, 커스튬을 입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참가할 수 있는 퍼레이드, 피냐타 깨기 등의 놀이가 마련되어 있다.
올베라 스트릿은 다운타운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서, 작은 멕시코에 들어선 듯 멕시코 문화가 그대로 보존되고 살아 있는 곳이다.
19세기 건물들이 벽처럼 에워싼 공간 안에 야외 카페와 70여개 상점이 모여 있으며, 주말이면 거리에 늘어서는 노점상 천막에 멕시코 특유의 피냐타와 손인형이 매달려 있고 진흙 느낌이 묻어 있는 도기가 잔뜩 쌓여있는 모습 등에서 한가롭고 풍요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 매년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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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올베라 스트릿 어린이 마디 그라에서 커스튬을 차려 입고 퍼레이드에 참석한 아이들.

일 시: 2월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께까지
장 소: El Pueblo De Los Angeles Historic Park, 845 N. Alameda St. LA
입장권: 무료
문 의: 213-680-2525, www.calleolvera.com, www.olvera-street.com

샌디에고 개스램프 마디 그라
(Gaslamp Mardi Gras)
샌디에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히스토릭 지구 개스램프 쿼터 전체가 들썩이는 대대적인 행사다. 뉴올리언스 스타일 마디 그라를 재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지만 전통적인 카니벌 보다는 다분히 남가주적인 요소가 가미된 초대형 파티장이다.
10개의 무대와 라운지가 설치되어 저녁 내내 공연이 계속되고, 길거리 퍼포머들의 즉흥 연주 및 퍼포먼스, 그리고 오후 7시30분과 10시 두 차례 퍼레이드가 열린다.
E 스트릿에서는 베니스식 카니벌, G 스트릿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식 카니벌, 그리고 5가와 J 스트릿이 만나는 지점에서는 트리니다드 섬과 토바고 섬을 옮겨놓은 듯한 캐리비언 스타일 축제가 각각 펼쳐진다. 유명 DJ들과 밴드가 대거 출연하여, 블루스부터 로큰롤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퍼레이드 때는 전통 카니벌풍 드럼 연주가 흥을 돋우어줄 것. 주요 출연진으로는 DJ 마크 트래셔, 브렌트 바텔, 스콧 보이, 다이아몬드 등과 밴드 ‘베이유 브라더스’‘마얀 킹스’‘아치 톰슨’‘빌리 리 앤드 더 스왑 크리터스’ 그리고 ‘수퍼 소닉 삼바 스쿨’퍼포머들과 ‘카포에이라 브라질’‘프로크래스티내이터스’‘맹고 앤드 댕고 스틸트 워커스’ 등이 공연할 예정.
또한, 팻 튜스데이에 어울리게 개스램크 쿼터스의 모든 식당과 클럽이 동참하여 식사와 간식, 음료를 제공한다.
남가주 마디 그라 행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젊은이들 위주의 잔치기 때문에 소란스럽게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 묻혀서 최소한 너댓 시간을 보낼 각오를 처음부터 하고 가는 것이 좋고, 가능한 샌디에고에서 하룻밤 숙박하는 것이 편하다. 도중에 빠져 나올 계획이라면 행사장에서 거리가 많이 떨어진 곳에 주차해야 한다.
입장은 만 21세 이상으로 모든 장소 입장 때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스틸 카메라, 비디오카메라, 오디오 기기 및 휴대용 녹음기, 음료수, 쿨러, 의자, 우산, 스케이트보드, 롤러블레이즈, 큰 가방, 애완동물 등은 금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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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개스램프 마디 그라는 남가주 마디 그라 행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젊은이들 위주의 잔치기 때문에 소란스럽다.

일 시: 2월5일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장 소: 샌디에고 다운타운의 히스토릭 개스램프 쿼터(Gaslamp Quarter). 입구는 세군데(5th Ave. & Broadway, 4th Ave. & Market, 6th Ave. & K St.)
입장권: 예매 15달러, 당일 20달러, 디너 패키지 30달러, 클럽 VIP 40달러.
문 의: (619)233-5227
www.gaslam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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