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법체류자 단속법안 ‘봇물’

2008-01-2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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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 의회, 하원만 제안 법안 100개 넘어

“운전면허 시험을 영어로만 볼 수 있도록 하자”
“유죄판결을 받은 범법자에게는 법정 통역 비용을 물리자”
“미국 시민권자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자”
현재 정기회기 중인 버지니아 의회에 제안된 법안들이다. 하나 같이 이민자들, 특히 불법체류자들의 숨통을 죄는 것들이다.
작년 버지니아 의원 선거 때 상당수 후보들이 이민자 문제의 심각성을 얘기하고 불법체류자 강력 단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결과 이 때 당선된 의원들로 구성된 의회가 개회되자 불법체류자 강력 단속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 100개가 훨씬 넘는 이민자 관련 제안 법안의 대다수가 단속 및 제재를 위한 것이다.
60일간 열리는 이번 정기회기에 제안된 이민자 관련 법안은 정확히 하원에만 100개가 넘고, 상원도 25개에 달한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입법 제안 숫자다.
단일 이슈로는 극심한 논란을 겪었던 교통법류 위반자 특별과징금이나 정신질환자 관련 법안보다도 월등히 많다.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내용의 법안도 여러 가지가 올라와 있다.
법정 통역료 징수 법안을 낸 잭슨 밀러 주 하원의원(공화. 매나세스)은 “합법적 이민자는 해당되지 않고 원칙적인 법집행 및 공정성을 추구하자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외에도 불체자 단속 법안을 여러 개 함께 내놓고 있다.
작년 선거를 전후해 버지니아, 특히 북버지니아 지역은 불법체류자 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으며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등을 중심으로 불체자에게는 정부 서비스를 제공치 않기로 하는 등 이전과는 완연히 다른 정책들이 추구돼왔다.
그러나 버지니아 의회가 이번 정기회기에서 얼마나 많은 불체자 억압 법안을 통과시킬 지는 미지수다.
우선 상원이 12년만에 민주당 다수당 시대를 맞은 데다 민주당 출신 팀 케인 주지사도 ‘이민 정책은 연방정부 소관’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버지니아 의회에는 50건의 이민자 관련 법안이 제출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통과된 것은 7건에 불과했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 가운데 상당수가 당시 중도보수 공화당 의원이 주류였던 상원에서 부결되는 운명을 맞기도 했다.
한편 올해 제안된 법률 가운데 이민자 권익을 옹호하는 것은 이민자 지원 사무소 개설, 범죄 피해 이민자 보호, 이민자 숫자를 바탕으로 한 교육 예산 증액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국 전체 불법체류자 1,200만 명 가운데 버지니아에는 약 25만에서 30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미국 시민이 아닌 합법이민자는 44만 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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