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에도 못미치는 투표율… 재외선거 정책 개선 시급”

2026-03-2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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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전자투표 도입 위한 국회 입법적인 ‘결단’ 필요”

▶ OECD 5개국 등 사례 소개
▶“실질적 변화 있어야” 촉구

“10%에도 못미치는 투표율… 재외선거 정책 개선 시급”

한국 국회서 열린 ‘재외선거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주요 발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동포청 제공]

“참정권 보장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 권리임에도 재외국민은 소중한 주권 행사를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동포사회 숙원인 우편 또는 전자투표 제도 도입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됩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실에서 열린 ‘재외선거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전문가·시민단체·재외동포 등이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30만 재외동포 가운데 선거권을 가진 재외국민 유권자는 현재 197만4,375명이다. 지금까지 역대 총선과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비율은 10%를 넘지 못했다. 최대로 참여했던 지난 대선에서조차도 투표율은 10.4%에 불과했다.

유권자의 9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투표소의 부족이다. 재외선거는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전 세계 118개국에 223개 투표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공관이 수백킬로 떨어져 있는 데다 임시공휴일도 아니라 생업을 포기하고 참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하고 있다.


윤종빈 정치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은 이번 토론회에서는 OECD 주요 국가 등에서 제도를 도입해서 운영해 온 우편투표 또는 전자투표 도입 사례를 살펴봤다.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 학부 교수는 ‘주요 OECD 국가의 재외선거 우편투표 운영과 현황 사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미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5개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문은영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 연구교수가 ‘에스토니아 사례를 통해 본 재외선거에 전자투표 도입’을 주제로 발표했다. 인구 130만명의 신생국인 에스토니아는 전자정부 구축을 목표로 모든 국민에게 전자 ID를 발급하는 등 시스템과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국민들이 전자투표를 일상적인 투표방식의 하나로 인식해 빨리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정진 국회 입법조사처 팀장은 “재외선거 제도 개선과 관련해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이 3개 있지만 중요한 정치개혁특위에서는 주요 안건으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어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참여한 재외동포들은 현행 선거의 다양한 불편함을 알리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고상구 세계 한인총연합회 회장은 “재외국민은 선거철마다 제도 개선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투표소가 조금 늘어난 것 외에는 불편함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10%의 투표율도 대단한 것이며 그만큼 선거를 통해 고국의 발전을 응원하려는 뜨거운 마음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고 회장은 “사전선거 등록과 당일 투표 등으로 최소 2일 이상 생업을 포기하고 공관을 찾는 불편함이 없도록 신분증 확인으로 당일 투표가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탁희 중국 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현재 25만명당 1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기준을 적용하면 200만명의 재외유권자는 9개 이상의 선거구를 가진 셈”이라며 “여기서 10%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이 나오는 데 손 놓고 있는 것은 책임 유기”라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전자투표를 도입 못 할 이유가 없다”며 “대한민국 영토 밖에 산다고 권리와 의무가 축소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협 청장은 “수천킬로 떨어져 2박3일에 걸쳐 투표하러 오는 재외국민 사연이 더 이상 들려서는 안 된다”며 “재외선거 제도 개선은 국회의 입법 정책적인 ‘결단’과 선거주무부서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안에 재외선거 제도 개선의 기본 방향이라도 국회에서 결정해 주어야 2028년 제2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외국민이 이전보다 편하게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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