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십 생산공장 리비에라의 니스와 칸샴

2008-01-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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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 & Famous’의 전형

부자와 연예인들 몰려드는 휴양지, 해변도로에는 줄 이은 고급호텔

끝없이 뻗은 해안도로, 줄 이은 디럭스급의 호텔들, 모래사장에 누워있는 젊은 비키니 여성들과 바닷가 벤치에 앉아있는 은퇴 노인들, 구름 없는 청명한 하늘과 유난히 파란 바다, 거리마다 붐비는 인파 - 이것이 프렌치 리비에라의 풍경이다.
리비에라면 리비에라지 왜 ‘프렌치 리비에라’라고 부를까. 모나코의 동쪽은 이탈리아의 제노바 근처로 이곳도 리비에라라는 이름을 가졌기 때문이다. 불어로 ‘꼬뜨 다쥐르’라고 불리는 프렌치 리비에라는 정확히 규정하자면 프랑스 남부의 툴롱에서 시작하여 칸-니스-망통을 잇는 해안을 의미한다. 겨울철 유럽에 한파가 밀려와도 리비에라는 항상 봄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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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공연장. KBS가 특별행사를 펼치고 있다.

프렌치 리비에라는 관광지라기보다 휴양지이며 유럽의 가십 생산지다. 발레리나 이사도라 덩칸이 머플러가 차바퀴에 끼어 비명으로 질식사한 해안도로,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와 심슨 부인이 살던 별장, 다이애나비가 차 사고로 죽기 전날까지 애인 파예드와 머물던 바닷가, 피카소와 샤갈, 마티스가 말년에 생애를 보낸 곳 등등 리비에라에 얽힌 에피소드는 너무나 많다. ‘Rich & Famous’의 전형적인 휴양지다.
카니벌로 유명한 니스와 영화제로 유명한 칸은 프랑스의 남부해안 ‘프렌치 리비에라’의 축을 이루는 관광도시다. 니스는 리비에라의 교통 중심지이며 프랑스에서 5번째로 큰 도시다. 칸이나 모나코로 가려면 니스 비행장에 내린 후 육로를 이용해야 한다. 두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곳에 유난히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니스와 칸이 18세기까지는 이탈리아 영토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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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의 유명한 해산물 대중식당 툴롱.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니스의 올드타운에는 이탈리아풍 해산물 레스토랑이 많은데 그 중 제일 유명한 곳이 ‘툴롱’이라는 대중식당이다. 새우, 조개, 굴, 가재, 맛살 등을 가뜩 얹은 대형 접시(2인분)가 60달러인데 처음에는 “이것을 언제 다 먹나”하고 기가 질리지만 막상 먹기 시작하면 쉽게 다 비우는 것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
니스의 호텔들은 해변도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사진)에 줄지어 있으며 이 도로는 ‘영국인 의 산책로’로 불린다. 런던은 날씨가 스산하기 때문에 예부터 영국인들은 겨울에 니스의 이 거리에 몰려드는 것이 하나의 전통으로 되어 있으며 빅토리아 여왕은 수행원을 60여명씩이나 거느리고 한 달씩 머물렀다고 한다. 니스의 주요 관광지인 샤갈과 마티스 미술관 건물이 옛날 빅토리아 여왕이 머물던 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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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뒷골목. 카페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는 루마니아인이 많다.

칸의 해변도로는 야자수로 이어져 있어 프랑스에서는 보기 드문 이색적인 타운이지만 관광꺼리는 별로다. 휴양도시일 뿐이며 오히려 칸과 니스를 잇는 해변의 작은 타운들의 경치가 아름답다. 브리짓 바르도의 고향 생 트로페도 이 근처에 있는데 어촌 냄새가 물씬한 조용한 타운이다. 일반 관광객들은 호텔 값이 비싼 니스나 칸보다 에즈, 앙트브, 생라파엘 등과 같은 작은 타운에 묵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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