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과민성 대장 증후군
2008-01-14 (월) 12:00:00
진료실에 있다 보면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 빈번히 고통을 호소하는 항목 중에 하나가 배변에 관한 사항입니다.
물론 가장 많은 이상 현상은 변비이지만, 단순한 변비 증상을 넘어 설사와 엇갈려 반복되거나 복통을 동반하기도 한 과민성 대장증후군도 많이 호소합니다. 장 전체가 과민하게 된다는 점에서 ‘과민성 장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소화관의 기능 이상으로, 대장 검사는 정상이지만 만성적으로 복통, 변비 또는 설사 등의 증상이 반복됩니다. 모든 소화기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전체 인구의 15~30%가 이에 해당하고 위장병 환자의 50~70%를 차지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많습니다.
신경성 설사, 경련성 장염, 점액성 장염, 기능적 소화불량 등의 비슷한 병명이 있으며, 약 30%에서 가족력이 있고, 카페인과 담배를 가까이 하는 사람에게 나타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증상은 때에 따라 심해졌다가 덜해졌다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니고,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 등 다른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장의 운동 이상, 내장과 장체벽의 감각기능 이상, 심리적인 원인(스트레스), 자극적인 식사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어지고, 장운동 이상의 증상으로 식사 직후나, 배변 전에 복통이 일어나며, 배변 후에 통증이 계속되는 수도 있으나, 보통은 배변을 하면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설사는 하루 수회에서 10회 이상 볼 수 있으며, 오전 중에 많습니다. 점액이 배출되기도 하여 환자는 여기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일은 없고, 변비가 심할 수도 있으며, 전신 피로, 두통, 불면, 어깨 결림 등의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납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염증’과 ‘과민성’ ‘긴장’ 등의 현상에만 주의를 두어 소염제, 진정제, 항경련제, 항우울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로 생리적인 기능을 억제하는 쪽으로 작용하게 되어 ‘허증’이나 ‘한증’을 더욱 악화시켜 장을 더욱 무력화하고 자율적인 조절기능을 상실하게 합니다. 그래서 질병이 더욱 만성적인 경과를 띠게 됩니다.
한의학적으로 ‘허증’이나 ‘한증’ ‘허한증’ ‘울증’에 속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장육부로 볼 때 ‘비기허’ ‘비양허’ ‘신양허’ ‘간기울결’ 등의 원인으로 인해 잘 나타납니다. 비기허, 비양허, 신양허는 소화기관의 허한한 정도에 따라 병이 깊어지는 정도이고, 심해지면 비장과 신장이 모두 허해지는 ‘비신양허’가 되기도 합니다. 간기울결의 경우 배설과 배출을 주관하는 간의 기가 뭉쳐져서 간혹 풀어졌다 다시 뭉쳤다 하므로 변이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게 되는 혼합형과 같은 양상이 나타납니다.
한의학적 치료로는 장부와 체질에 맞는 변증을 하여 해당 장부와 체질의 문제를 해결하고, 정서나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므로 칠정(감정)의 문제를 함께 다스리는 치료를 합니다. 사상체질별로는 소음인, 태음인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요산이나 귀비탕 시호소간탕 등을 복용시키고 유전적인 소인 즉 체질적인 소음인이나 태음인인 경우에는 체질방인십이미관중탕이나 조위승기탕 등을 씁니다. 한약치료 뿐만 아니라 침이나 뜸 등을 같이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생활에서 주의할 점과 식이요법 등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213)487-0150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