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밭에서 뽑은 우엉 만병통치약

2008-01-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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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칼륨·아연·구리·식이섬유 등 듬뿍
간 해독·당뇨·신장병·관절염에 효과
얇게 썰어 기름에 볶으면 향 살고 씹는 맛 좋아

막 밭에서 뽑아온 것처럼 흙이 묻어 있고, 마켓 봉지에 다 들어가지도 않을 만큼 길이가 긴 우엉은 사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식재료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우엉에 대해서 조금만 알아보면 거칠어 보이는 그 모습이 얼마나 멋있어 보이는지 모른다.
우엉은 칼슘이 풍부하여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칼슘 흡수를 촉진시키는 이눌린(inulin)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고칼슘 식품의 섭취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므로 멸치, 뱅어포 등 고칼슘 식품과 같이 먹을 때 도움을 준다. 간의 독소를 제거하여 피를 맑게 해주고 신장 기능을 도와주므로 당뇨와 신장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유익하다.
다른 종류의 근채류에 비해 칼륨, 마그네슘, 아연, 구리와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비타민류로는 니아신이 많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항암효과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 우엉에는 유아기의 필수 아미노산인 아르기닌 성분이 들어있어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정신력과 체력을 강화해 준다.
철분도 풍부하여 빈혈 방지나 미용에도 좋다. 우엉을 이야기하면서 식이섬유를 빼놓을 수 없다. 장의 오염은 만병의 근원이 되며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는 요즘에 장내의 발암물질을 흡착하여 장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식이섬유는 꼭 필요한 물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밖에 우엉에는 셀룰로오스, 리그닌(lignin)이라 불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근채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식이 섬유를 함유하고 있다.
거친 음식을 먹어야 장수한다는 말이 있다. 정제된 곡물, 동물성 지방의 섭취가 늘어나는 요즘, 흙에서 영양분을 섭취하여 미네랄과 효소가 풍부하여 세포를 활기있게 하고 피를 맑게 해 주는 우엉 같은 거친 음식을 꼭 섭취할 필요가 있겠다.
우엉을 고를 때는 뿌리가 곧으며 갈라지지 않은 것, 수염이 적으면서 굵기가 너무 굵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껍질쪽에 많으므로 최대한 얇게 벗겨 내고 손질할 때는 식초를 조금 섞은 물에 담가두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준다.
얇게 썰어 기름에 볶아내면 향이 살아있고 씹는 맛이 좋다. 육고기와 함께 조리하면 잡내를 잡아줄 수도 있다. 섬유질이 부드러워 지도록 오래 조리면 아이들도 쉽게 먹을 수 있다.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우엉 조림은 꽤 쓸모있는 반찬이다. 마늘, 생강을 조금씩 넣어 조려 두었다가 짧게 잘라서 달걀지단, 깨소금과 함께 섞어 주먹밥으로 만들거나, 계란말이에 넣어도 좋다. 부드럽게 조려서 아이들용 김밥에 넣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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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엉조림
재료 - 우엉 2줌 ,마늘, 생강, 멸치육수 1컵, 진간장 3큰술, 설탕 2작은술, 물엿 2작은술
만들기 - 우엉은 얇게 채 썰어 식초물에 잠시 담가 둔다.
마늘과 생강은 다진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생강을 볶아 향을 내다가 우엉을 넣어 고루 볶아준다.
멸치육수와 진간장, 설탕, 물엿을 넣고 물이 거의 없어질 때 까지 뚜껑을 덮고 가끔 뒤적여 주면서 조려준다.
마늘 생강과 함께 조려두면 지루하지 않게 먹을 수 있고 풍미가 짙어져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우엉잡채
재료 - 우엉 1뿌리, 풋고추 3개, 빨간 피망 ¼개, 불린 표고버섯 약간, 멸치육수 3큰술, 진간장 1/2큰술, 설탕 1/2작은술, 소금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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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 우엉을 껍질을 벗겨내고 깨끗이 씻는다. 감자껍질 까는 필러로 연필 깎듯이 일정한 두께와 길이로 우엉을 깎아내린다.
식초물에 담가 둔다. 풋고추는 반을 갈라 씨를 털어내고 가늘고 길게 썬다.
피망도 같은 굵기로 썰고 표고버섯은 물기를 제거해 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풋고추와 피망을 넣고 소금 간을 약간 하여 숨이 죽을 때까지 볶아준다.
마지막에 버섯을 넣어 잠깐 함께 뒤적이며 섞어서 그릇에 덜어둔다. 다시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우엉을 넣어 볶아주다가 간장, 설탕, 멸치 육수를 넣어 함께 볶아주면서 육수가 다 졸아질 때까지 뒤적이며 간이 고루 배도록 볶아준다.
볶아둔 고추, 피망, 버섯을 넣고 고루 섞어준다. 아삭하게 씹히는 우엉과 고추의 조화가 일품이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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