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7년 베스트(best) 패션

2007-12-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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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패션 괜찮았나요?

패션계는 그 어느 비즈니스의 세계보다 냉혹하다. 특히 디자이너 뺨치는 트렌드 리더들이 늘어나면서 제 아무리 지난 시즌까지 상종가를 치던 디자이너라 할지라도 이번 시즌 내놓은 옷들이 그저 그렇다면 냉혹한 평가를 받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파리는 물론 세계를 주름잡았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요 최근 몇년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했다. 대신 `빽’없고 무명의 디자이너들이 핸드백 하나로 혹은 재킷 하나로 떠 트렌드 리더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할리웃 스타들의 레드 카펫을 장식하는 싱싱한 젊은(혹은 어린) 디자이너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7년 패션계 역시 그 어느 해보다 신예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눈부셨고 다양한 디자인과 트렌드가 공존 혹은 피 말리는 경쟁을 한 해였다. 복과와 퓨처리즘, 극단적 페미니즘과 미니멀리즘이 공존한 2007년의 ‘베스트 앤 워스트 패션’(best and worst fashion) 아이템과 아울러 베스트 앤 워스트 드레서를 선정했다.

미니에 스키니 진·큰 백·새퀸 소재 폭발적 사랑
‘배바지’·넓은 밸트·애니멀 무늬·부티 어필 못해


탑 5

①미니 드레스
올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패션 아이템은 역시 미니 드레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미니드레스의 열풍은 올해 들어 사계절을 불문, 피부색 불문, 사이즈 불문 고른 사랑을 받았다.
특히 스키니 진과 레깅즈의 동반 유행으로 미니 드레스는 이 둘중 어디와 매치해도 사랑스럽고 시크한 느낌을 동시에 줘 올 상, 하반기를 통 털어 최고의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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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스키니 진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아이템. 그러나 지구상 99%의 여성들에게 절망을(?) 안겨준 아이템이기도 하다. 허리선에서 히프를 지나 허벅지, 발목까지 하체 라인을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바람에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입기 어려운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니 드레스나 튜닉의 동반 유행으로 한시름 놓은 패션 리더들이 앞다퉈 입어줌으로 올해 베스트 아이템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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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빅 백
요 최근 몇 년 새 패션계에 있어 백을 빼곤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핸드백은 더 이상 액세서리가 아닌 메인 중 메인이다. 요 최근 꾸준히 핸드백 사이즈가 커지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이민 가방 아니야?’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말 그대로 오버 사이즈 수준이 됐다.
패션 관계자들은 “일반 여성들도 빅 백을 매고 다닌 원년” “남녀 누구나 가방이 없으면 패션이 완성되지 않은 한 해” “어깨 결림을 감수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논평을 내놓을 만큼 올 패션계의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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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반짝이 소재
올 한해만큼 반짝이 소재가 패션 전 분야에 걸쳐 고른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던가. 미니 드레스는 물론 핸드백과 구두 등 몸에 걸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이 새퀸 소재가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새퀸의 색상도 다양해져 실버와 골드 같은 평범한 컬러 외에도 핑크, 보라, 그린 등 컬러풀한 새퀸이 우리 앞에 나타나 특별한 것에 열광하는 패션 리더들을 까무러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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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종가를 쳤던 골드 미니 드레스. 반짝이는 소재에 가장 폭넓은 사랑을 받은 미니 드레스는 마이클 콜스의 올 겨울 컬렉션.

⑤베스트 드레서, 김혜수
그녀는 일단 옷을 알고 자신의 몸매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바로 그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어차피 트위기 몸매가 아닌 바에야 글래머러스한 자신의 몸매에 맞는 섹시 컨셉과 시크한 패션을 사랑한 그녀의 최고 미덕은 역시 과감함이다. 또 옷 입기에도 위트가 있다는 것을 그녀의 평상복을 통해서도 보인다. 나이가 들어도 그녀의 패션은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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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스트(worst) 패션

유행하는 것이라고, 디자이너들이 캣워크 무대에서 제안하는 것이라고 모두 다 유행이 되고 모두 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이 당연하게도 아니다. 게다가 연초면 으레 나오는 유명 패션 잡지들의 분석조차 빗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올 한해 유행이 점쳐졌지만, 꽤 많은 브랜드들이 그 아이템을 내놓았지만 당연하고 분명한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한 워스트 아이템을 알아봤다.

탑 5

①하이웨이스트 팬츠
2007년 벽두부터 유행이 예견된 하이웨이스트 팬츠. 우리들끼리 일명 ‘배바지’라 부르는 이 초난감 아이템은 사실 웬만한 몸매가 되지 않고서는 소화하기가 힘들다. 스키니 진 역시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아이템이긴 하지만 상의를 잘만 매치하면 오히려 날씬하게 보이는 착시효과(?)를 줄 수 있지만 배바지는 허리선과 ‘똥배’를 감추기 불가능한데다 코디 역시 만만치 않아 일반 대중들을 사로잡기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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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스트 패션 리스트에 앞자리를 차지할 만한 일명 배바지라 불리는 하이웨이스트 데님. 모델 몸매라 해도 쉽게 따라입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팬츠는 클로이의 겨울 컬렉션.
 
②와이드 벨트
이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 할듯. 날씬하고 ‘기럭지’ 되는 여성에겐 아름다운 몸매를 빛내줄 최상의 아이템이지만 허리도, 가슴도, 기럭지도 그저 그런 ‘평범녀’들에겐 최악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드레스에 하이웨이스트로 매주거나 니트 혹은 튜닉 등에 허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와이드 벨트는 사실 작은 키와 통통한 몸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 줘 유행이라곤 하나 선뜻 구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명 ‘챔피언 벨트’라는 비아냥까지 감수한 이 불쌍한 아이템은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불행히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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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애니멀 프린트
돌체 앤 가버나가 유난히 사랑하는, 레오파드(reopard) 무늬로 대표되는 애니멀 프린트는 올 하반기 패션 리더라면 한번쯤은 틀어쥐었을 화두. 레오파드 프린트 시폰 블라우스를 비롯, 지브라 프린트 칼프(calf·소가죽 털이 보이는 소재) 플랫 슈즈, 레오파드와 가죽 트림의 클러치 등 다양한 에니멀 프린트가 우리를 유혹했지만 일반 대중이 웬만해서 이를 제대로 소화하기란 역부족. 잘못 입었다간 나이트 클럽용 무대 복이나 자칫 천박해 보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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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부티(bootie)
앵글 부츠에 남성용 옥스포드 구두 디자인을 매치해 놓은 부티는 올 하반기 가장 잘 나갈 아이템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남성용 정장이나 크롭트 팬츠 등 특정 아이템과 매치했을 때만 빛을 발할 뿐 일반 여성들의 옷장 속 옷들과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매치하기가 힘들어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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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워스트 드레서, 신정아
그녀로 인하여 일명 ‘블레임 룩’이 다시 한번 한국 패션계를 달궜다. 신씨의 패션은 ‘보테가 베네타’ 숄더백, 피에로가 그려진 ‘알렉산더 맥퀸’ 티셔츠, 인천공항 입국시 입었던 ‘돌체 앤 가바나’ 재킷과 ‘버버리’ 데님 청바지 등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패션 전문가들은 “명품도 때로는 꺼려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 “명품이라면 무조건 따라하고 본다는 도전 의식이 표출된 사건” “누가 따라했는지 알고 싶다”는 등의 평을 내놓았을 만큼 최악의 패션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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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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