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격 뚝 떨어진 새 집 많네

2007-12-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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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업체들 재고 증가로 ‘팔아 치우기’ 급급
기꺼이 가격협상·자재 업그레이드·융자지원 ‘당근’
기존주택보다 값 하락 속도 빨라… 매입의 기회

멋진 새 집들이 가격도 뚝 떨어뜨려 나와 바이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그동안 과잉공급된 주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가격이 예전에는 어림도 없는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스퀘어피트당 가격이 기존 주택보다 더 낮게 나오기도 한다.

일부지역 기존주택보다 스퀘어피트당 가격 낮아져

근사한 새 집들이 이처럼 낮은 가격에 제시되는 이유는 주택건설업체들이 재고 증가로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주택 신축은 최근 수개월간 계속 하락하고 있다. 10월 중 기대 밖으로 3% 소폭 상승했지만 이는 단지 통계상 수치일 뿐 신축 허가는 6.6% 줄어 앞으로 추가 하락이 확실시 된다. 단독주택 건설은 연율 7.4%나 하락한 88만 4천채로 지난 1990년대 이후 최저수준이다.
증가하는 계약 취소와 은행 융자 경색으로 올해 주택 건설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건설협회/웰스파고 주택시장 지수가 10월 및 11월 역대 최저인 19로 떨어져 시장상황이 아주 나쁘다. (50아래면 나쁘다).
건설업체의 고전은 바이어 입장에서는 매입의 호기이기도 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신축주택 가격이 워낙 떨어져 아직 대폭으로는 떨어지지 않은 기존주택 가격이 비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새 집 사려면 프리미엄 얹어 줘야 했던 것이 불과 얼마 전. 새로 지은 집은 화장실, 부엌, 베드룸이 한번도 쓰지 않은 새 것인데다 넓고 신식 품목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 웃돈을 주고 샀지만 지금은 프리미엄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특히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 라스베가스 등 신축주택 과잉 공급지역에서는 헌 집보다 더 싸게 나와도 팔리지 않고 있다.
D.R. 호턴, 라일랜드 등 많은 주택 건설 업체들은 현재 심각한 판매 압박을 받고 있다. 가격을 얼마나 후려쳤던지 올해 상반기 중 스퀘어피트당 가격이 신축 주택이 기존 주택보다 더 낮았던 지역이 많았다. 더 넓은 데다 베드룸 수도 많고 선룸과 같은 좋은 시설이 추가됐고 루핑과 전기시설, 플러밍도 새로 들어간 신축주택의 스퀘어피트당 가격이 헌 집 보다 더 낮으니 신축주택 가격이 정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주택 시장의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 신축주택은 하락 페이스가 기존주택보다 더 빠르다. 기존주택인 경우 가격이 하락해도 차압과 같은 최악의 사정만 없다면 팔지 않고 그대로 눌러 버티면 그만이지만 신축주택은 다르다. 건설사들은 팔지 않으면 안 된다. 하청업체에 지불도 해야 하고 자재대금도 지불해한다. 융자 페이먼트도 내야 하고 새로운 개발도 해야 한다. 마냥 팔릴 때까지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재고를 줄이기 위해 원가 아래로 파는 손해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8월 중 거래된 신축주택의 스퀘어피트당 전국 중간평균가격은 12%나 하락, 123달러 71센트였다. 반면 기존주택은 스퀘어피트당 129.95달러로 2% 상승했다.
요즘 건설업체들은 기꺼이 가격협상에 응할 뿐 아니라 화강암으로 된 카운터탑이나 플로어 업그레이드, 융자 지원 등 ‘사탕’도 아낌없이 던진다. 물론 언제나 바겐으로 살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장소와 협상 기술, 개별 시장의 상황과 재고 등에 따라 다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는 바겐이 아주 흔한 편이다.
휴스턴 소재 주택리서치 기업인 메트로스타디의 사장 마이클 캐슬먼은 “6~9개월 전보다 훨씬 좋은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새 집 사기 아주 좋은 때다. 하지만 내일 더 좋은 딜이 나올 수 있다.
지금 위험스런 점은 바로 그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 집이 갖는 가격상의 이점은 일시적이며 기존주택 가격이 하락이 가속된다면 상대적 매력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내셔널 시티사의 경제분석가 리터드 디카이저는 역사적으로 볼 때 신축주택 가격 하락은 기존주택 하락을 6~12개월 선도하는 경향으로 헌 집들도 더 떨어질 공산이 있다고 예상했다.
신축주택을 판매하면 에이전트들은 후한 보상을 받는다. 특히 인기가 없는 지역에 과잉 건축된 경우 팔기 위한 포상은 대단하다. 오스틴의 경우 다운타운의 오래 된 집은 웃돈을 주고 거래되지만 외곽 싼 땅에 건설된 새 집들은 거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오스틴의 한 부동산업자는 요즘 새 집을 한달에 5채 팔아주는 에이전트가 있다면 건설업체서 파리나 카리비언 크루즈 여행도 보내줄 것이라고 전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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