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생명의 은총 10년 남은 꿈은 복음증거”

2007-11-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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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명의 은총 10년 남은 꿈은 복음증거”

자신의 체험 스토리를 책으로 펴낸 오바울 목사.

78년 이래 오영기라는 이름으로 타운에서 개업중인 가정주치의이자 밸리 소재 LA 사랑의동산교회 공동 담임인 오바울(65) 목사가 하나님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난 자신의 스토리를 최근 책으로 엮어 화제다.

‘나의 허물 하나님 은총’펴낸
가정전문의 오바울 목사

환자들을 고쳐주는 의사지만 그는 자신도 남의 심장과 신장을 달고 사는 인생이다. 그가 심장에 이상을 느낀 것은 지난 1997년 겨울. 지인과 테니스를 치던 중 그는 하늘이 노래지면서 주저앉았고, 정밀검사 결과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심장이 나쁘다는 선고를 받는다. 청천벽력이었다.
백척간두에 선 그는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지난 죄를 떠올리며 깊은 회개를 했다. 병실에 누워 남의 심장을 기다리던 2개월 반 동안 눈물의 날들이 이어졌다. 장로로서 사랑을 실천하지 못한 일, 가식적인 믿음, 불효 등이 끝없이 생각났다. 그 중에는 불량기가 있었던 중학교 시절 일들도 있었다. 2학년 때 어머니 돈을 훔쳐 가출했던 사건, 술에 만취해 귀가했다 부친에게 맞았던 사건, 장사로 돈을 벌고 싶다며 학교를 때려치우고 좌판을 벌여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건…. 그는 “무엇보다 살아계신 노모 앞에서 죽을 병을 앓는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괴로웠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기적적인 심장·신장이식 수술
회개 속 만난 주님 등 솔직하게

하지만 그는 기도 중 환상을 보고 기적을 체험하게 된다. 비몽사몽간에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나 그를 안아주면서 “네 수술을 4월5일로 준비했느니라”라는 음성을 들려준 것이다. 일주일 후였다. 실현되지 않으면 큰 실망을 줄 것 같아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하고 가슴 조이던 그는 그날 저녁 거짓말처럼 간호사로부터 “닥터 오, 수술실로 내려가야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리버사이드에서 숨진 14세 청소년의 심장을 얻게 된 것이다. “마음에 기쁨이 밀물쳐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날 제게 새 생명을 주셨습니다. 웬 은혜, 웬 사랑이었는지요.”
수술은 성공했고, 야간 신학교에 입학한 후 10여년간 공부와 휴학을 반복하던 그는 그해 10월 마침내 목사 안수를 받고 ‘소명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 후 한인교회 부목사로 목회하는 동시에 10여개 한인교회에서 환난 중에 만난 하나님을 간증했고, 한국에서도 20여 차례 부흥회 강사로 강단에 섰다.
하지만 오 목사의 앞길에는 또 한 번의 시련이 매복하고 있었다. 심장의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독한 약을 장기 복용한 탓에 이번엔 신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2001년의 일이다. 아내와 두 딸, 아들이 서로 자신의 콩팥을 주겠다고 우겼으나, 아내는 혈액형이 달랐고 의사의 조언에 따라 가장 튼튼한 아들의 것을 이식받기로 결정됐다. 그는 9.11 테러가 터지던 날 신장이식 수술을 통해 다시 한번 생명을 건진다. “아들이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때였기에 망설임이 컸습니다. 얼마나 못났으면 아들의 신장을 받아야 할까 싶었고요. 아울러 십자가의 사랑을 온맘으로 전하기로 다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같이 롤러코스터 같은 그의 인생 역정은 최정열 작가의 펜을 빌어 태어났다. ‘나의 허물 하나님의 은총’(아침향기 간)이라는 이름을 달고. 17일 오후 7시 타운내 용수산 식당에서 조촐한 출판기념회도 열린다.
출판과 관련, 그는 “허물까지 솔직하게 담았다. 혹시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인양 과장한 부분이 있을까 염려스러울 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 튼실한 믿음의 뿌리를 내렸으면 하는 게 그의 유일한 바람이다.
오 목사는 “훗날 의사 일을 은퇴하면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느라 마음껏 하지 못했던 부흥회 인도에 전념하고 싶다”는 오롯한 꿈을 갖고 있다. 문의 (213)739-8822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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