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삶-사람과 웃음

2007-11-05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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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특이한 것은 웃음이다. 갓난아기도 약 2개월만 되면 앉거나 기지도 못하면서 사람을 보면 방긋방긋 웃는다. 이것은 곧 인간의 뇌가 벌써 생후 2개월에 그 특성을 나타내기 시작해서 왼쪽 뇌는 언어중추의 기능이 잡혀가고 있어 다른 사람과 의사교환을 시작한 것이고 오른쪽 뇌는 인간특유의 정 또는 행복감을 표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세상에 동물이 수도 없이 많지만 서로 보고 웃을 줄 아는 동물은 없는 줄 안다.
혹자는 자기 집 개나 소가 웃는다고 하나 이것은 아마 그 사람의 환상이거나 착각일 것이다.
이 웃음의 근원은 인류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 깊이 연구된 적은 없으나 수천년을 두고 생존경쟁에 이겨 나가고 또 약육강식하는 험한 세상을 견디기 위한 진화현상이었다고 생각된다. 방긋 방긋 웃는 갓난아기를 보면 아무리 먹고 살기가 어려워도 자식을 알뜰하게 돌보지 않을 부모가 없을 터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우리나라 사람들같이 웃을 줄 모르는 민족도 드문 것 같다. 미국에 살다 보면 미국사람들은 정말 미소를 잘 지을 줄 아는구나 하고 생각할 때가 많다.
길에서 지나갈 때 엘리베이터에서 눈이 마주쳤을 때 한번 미소 지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상대방도 기분 좋고 또 자기도 좋은 일 한 것 같아서 즐거울 텐데 말이다.
옛 말에도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또는 일소일소(一笑一少), 즉 한번 웃으면 그만큼 더 젊어진다는 말이 있으니 우리가 즐겁고 행복하면 우리 몸에서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방출되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나아가서는 우리 뇌에서 IGF(Insulin Growth Factor)와 BDNF(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죽어가는 뇌세포를 재생시켜 노화방지 내지는 우리가 무서워하는 치매증(Alzheimer’s disease)까지도 방지될 수 있을 것이다.

전희택 박사
<신경내과 전문의 겸
UCLA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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