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행 경향과 고르는 요령

2007-11-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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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런 팔찌 시계 부활

90년대 초반 구치가 색색으로 링을 갈아 끼울 수 있는 팔찌시계는 일종의 시계업계에선 혁명이었다. 묵직한 예물시계만이 고급시계 축에 낄 수 있던 당시에 날렵하면서도 트렌디한 구치란 이름을 단 이 시계는 트렌드 리더들의 마음을 뺏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핑크, 레드, 블랙, 화이트, 그린 등 색색가지로 다이얼 테두리를 갈아 끼울 수 있다는 매력까지 있어 당시 한 패션 한다는 이들에게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 0순위였다. 그 뒤론 다양한 브랜드에서 팔찌시계를 앞다퉈 내놨고 덕분에 여성들 화장대 한켠에 이 팔찌시계 하나 없는 이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여성 시계도 남성 스포츠 손목시계만큼 커다란 프레임에 투박한 디자인이 각광 받으면서 여성스런 팔찌시계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는 듯 했다. 또 그러나 유행이란 돌고 돌게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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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부터 루루 프로스트 빈티지 컬렉션, 아스프레이 스테이브라이트(Staybrite) 18k 골드, 알다트(Ardath) 14k 골드 빈티지 컬렉션, 구치 시그노리아, 카르티에 라니에르 미니 토노(Lanieres Mini Tonneau)18k 로즈골드>


여러 개 체인으로 꼬인 줄에 보석 박힌 골드 대세
손목에 잘 맞는지 무료 서비스·워런티등 확인을

팔찌 시계가 부활했다.
팔찌시계의 대모 구치가 이번 시즌 시그노리아(Signoria)라는 이름의 18k 금장 손목시계를 내놓으면서 몇 년 전 뱀부(bamboo) 손목시계의 영화를 다시 한번 노리고 있다. 시그노리아는 마치 대나무 모양을 금속으로 깎아 놓은 듯한 장식에 다이알이 중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줘 페미닌하다. 그러나 팔찌 전체적인 사이즈는 결코 작지 않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빅 와치’와 어느 정도 타협하고 있어 어느 의상과 입어도 잘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카르티에(Cartier), 루루 프로스트(Lulu Frost), 아스프레이(Asprey), 코치(Coach)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이 팔찌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중 코치에서는 구치의 옛 영광을 못 잊은 듯 다이얼 프레임을 갈아 끼우는 시계를 선보였는데 여성스럽기보다는 소녀 풍의 귀여운 느낌이 물씬 난다.
시계 디자이너들은 “요즘 남성스러운 손목시계가 유행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페미닌한 디자인”이라며 “특히 빈티지 느낌이 나는 앤틱 디자인의 팔찌시계가 당분간 유행할 전망”이라고 설명한다.
즉 증조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듯한 1940년대 할리웃 여배우들이 찼을 법한 고풍스런 느낌의 디자인이 새로운 팔찌시계의 유행경향이며 시계 줄은 한 줄 체인이 아닌 여러 개의 체인이 서로 꼬여 있어 중후한 느낌을 준다. 또 색상은 실버컬러보다는 골드가 대세. 또 금속 외에도 크리스털이나 유색 보석을 넣어 화려함을 더한 디자인들도 눈길을 끈다.
문제는 가격. 구치를 비롯 카르티에 등과 같은 팔찌시계는 가격이 수 천달러 대를 호가해 사실 패션 시계라고 칭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코치 등과 같은 캐주얼 브랜드에선 200~400달러대에 구입할 수 있어 만약 평생 찰 예물 시계가 아니라면 중저가 브랜드에서 샤핑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패션 시계지만 구입할 때는 손목에 잘 맞는지를 확인하고 시계 줄을 줄이는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즉석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유명 브랜드들의 경우 평생 워런티를 제공하기도 하므로 이 역시 꼼꼼히 체크하고 확인증서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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