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2007-10-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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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실천운동을 왜?

이 글은 LA 기윤실을 창립할 때 제가 취지문으로 기초한 것인데 오늘 초심을 되새기면서 많은 이들의 동참을 부탁하는 마음으로 신문을 통해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사회는 그 동안 이 나라를 지탱해 온 정신적 지주인 청교도 신앙은 땅에 떨어지고 인본, 물질주의가 팽배하여 사회는 날로 혼탁해 가고 무엇보다도 도덕적 타락은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습니다.
태평양을 건너 이민 온 우리들도 물질적인 성공이 곧 아메리칸 드림 성취라고 착각하며 살아온 결과 이중문화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쇄적인 사회에 갇혀 있습니다. 이에 따른 세대간 대화 단절과 갈등으로 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청소년들은 비행의 길을 걷기 일쑤입니다.
타민족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남의 것은 인정치 않으려는 편협한 배타주의로 늘 긴장관계를 유지하여 왔으며, 동족간에도 화합 단결하지 못하고 서로 비방하며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꼴불견을 연출, 다민족사회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한인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마약과 도박, 그리고 음란퇴폐 풍조는 우리들을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 환자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한 국가나 민족의 패망은 그 시대를 같이 한 종교의 타락에서 기인하였음을 인류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한 시대와 한 사회의 도덕적 수준을 유지하고 높이는 책임은 무엇보다 종교가 져야 하는데 그간 미국의 한인 기독교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일에는 열심이었지만 하나님의 자녀로서 바르게 사는 일에는 무관심하여 왔습니다. 그 와중에서 교회는 오히려 물량주의와 기복신앙을 부추김으로써 한인사외의 비리와 타락을 촉진하는 한 원인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우리 기독교인들은 참으로 겸손한 마음이 되어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라고 외쳤던 이사야 선지자처럼 통회자복하고 하나님이 주신 깨끗한 양심과 영성을 회복하여 이 잘못된 어두운 현실을 바로 잡아 나가는 일에 분연히 일어서야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이라 생각하여 여기 몇몇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먼저 우리 자신이 정직하고 겸손하고 절제하는 삶을 삶으로써 서로를 독려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웃에 대한 사랑과 봉사와 정의로운 사회 참여를 통해 기독교윤리 실천운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이 운동은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는 사람들이 당연히 가져야 할 생활태도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서로 일깨워 주기 위함이지, 다른 사람을 비방하고 판단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결코 윤리적 행위가 구원의 조건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운동은 거듭난 자들의 삶은 경건하여야 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교회에서, 사회에서 실천함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을 감당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동참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유용석 (LA기독교윤리실천 운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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