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섬김의 사역엔 쉼표가 없죠

2007-10-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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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의 사역엔 쉼표가 없죠

69세의 김주택 목사는 “최근 오픈한 인터넷 상담·중매 사이트 ‘아가페타운 닷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장섭 기자>

남가주사랑의교회 은퇴 김주택 목사

웹사이트 오픈… 고민 상담·말씀 전파
‘핑크가든’선 미혼 남녀에 배필 연결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늘상 푸르름을 잃지 않고 지친 나그네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 주는, 물가에 심은 나무 같은 이들이 있다.
고희를 눈앞에 둔 김주택 목사(69)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 약 11년간 섬겼던 남가주사랑의교회를 끝으로 최근 목회 현장에서 은퇴했으나 남들을 돕는 그의 사역에는 쉼표가 없다.
그만 쉬고픈 마음이 들 법도 하련만, 그는 오히려 2개월 전 상담·중매 웹사이트를 오픈했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나눔을 꿈꾸는 ‘아가페타운 닷컴’(agapetown. com)이 그것이다. 푸른 초장과 오두막집, 구름, 나비, 잠자리, 호수의 백조가 방문자들의 마음을 헐겁게 하는 사이버 공간이다.
‘가정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건강한 기독교인들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이 사이트의 주요 메뉴는 ‘우물가 상담’ ‘핑크가든’ ‘무나사’ 등. 우물가 상담은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전문가인 김 목사가 개인, 가정, 인생의 문제 속에서 고민하는 한인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한국 총무처 정부전자계산소에서 8년 근무한 경력으로 컴퓨터에 관한 한 최첨단을 달리는 그는 대면 및 전화상담은 물론 게시판, 이메일, 메신저 등을 통해서도 타인의 고통에 동참한다. 자신을 낮춘 ‘눈높이 상담’이 특징으로, 과거 상담사례 한 두 개만 읽어보아도 그의 다정다감함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시, 그림, 음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까지 상담에 동원하는 그의 개인소개란에는 두 손을 번쩍 들어 하트모양을 그린 채 만면에 미소 띤 얼굴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때문에 많은 피상담자들은 그를 ‘영원한 젊은 오빠’라고 부른다.
그는 핑크가든을 통해 미혼의 크리스천 남녀가 아름다운 가정을 꾸밀 수 있도록 등록정보를 객관적으로 분석, 배필감을 연결시켜 주고, 직접 만든 신조어인 ‘무나사’를 통해서는 전자제품, 의류, 서적 등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무엇이나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다. 사이트에서는 LA건강정보센터의 사회복지부 디렉터인 그의 딸 호프 김 박사가 함께 하는 미국 복지제도 상담과 유학 상담도 제공된다.
김 목사는 “모든 서비스는 무료”라며 “단지 결혼에 성공한 사람이나 유학을 오게 된 사람에게 사이트 운영을 돕기 위한 도네이션을 부탁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대 법학과, 총신대 신학연구원(총신대 신대원 전신), 고대 교육대학원(상담심리학)을 졸업하고 칠순을 맞는 내년 초에는 풀러신학교에서 ‘사이버 목회상담 활성화 방안들’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임에도 불구, 그는 보통 사람들이 부끄러워하는 자신의 부족함까지 솔직히 드러낸다.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지지리 못해 중학교 입시에 실패하는 바람에 6학년을 2번 다녔습니다. 대학에 낙방해 재수를 했고 군복무 후에는 먹고 살기 위해 손수레도 끌었습니다. 27세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으나 졸업 후 나이가 많아 취업을 못하는 바람에 누님의 공장에서 일했고, 결혼 초에는 폐결핵에 걸려 실업자 생활을 3년이나 했습니다.”
신부전증 등 6가지 병을 안고 산다는 그는 “내가 부족하고 고통을 받아 보았기 때문에 타인들을 이해할 수 있다”며 “손발을 움직일 수 있는 한, 더 열심히 배우고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불꽃같은 열정을 드러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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