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레마을 이야기 - 나를 돌아보며

2007-10-20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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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마을엔 대추는 끝물로 들어서고 있고 석류는 이제 한창입니다. 석류는 여성들 특히 갱년기에 들어선 여성들에게 좋은 과일이라고 해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석류는 대부분 나뭇가지의 끝 쪽에 달리는 이유로 익어가면서 열매는 가지를 끌고 아래로 자꾸 내려갑니다. 그래서 석류를 따는 사람은 석류나무로부터 익어가는 것들은 겸손을 지닌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요한이라는 분이 쓴 것이 있는데 거기에는 열매를 잘 맺기 위해서는 가지가 몸통에 잘 붙어 있어야 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머물러 있음’이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어디에 머물러 있는가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사람됨을 알게 해 줍니다.
석류가 잘 익어가는 깊은 가을녘에 머물러야 할 곳에 머물면서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내게서 익어가는 열매가 어떤 열매인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에 머물러 있어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 안에 머물러 있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너희도 내 안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이다. 사람이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내가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두레마을에 함께 사는 식구들은 많을 때는 20여명쯤 되고 적을 때는 10여명쯤 머물러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의 일과는 아침 6시에 교회당에 모여 호흡기도와 요가로 시작을 하여 저녁 무렵 5마일 정도를 걷고 공동체 모임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펴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호흡기도와 요가는 몸과 마음을 곧게 펴는 역할을 합니다. 요가는 발가락과 손가락으로 시작하여 머리에 이르기까지 온몸을 두루 펼 수 있게 해 줍니다.
사람이 어릴 때는 온 몸이 펴지면서 자라나지만 다 자란 후부터는 손발을 비롯하여 온 몸이 조금씩 구부러지게 됩니다.
여러 운동을 통하여 몸이 구부러지지 않게 하기도 하지만 두레마을에서는 요가를 통해 몸이 하루를 감사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요가를 하다보면 이미 오그라든 몸의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러한 부분들은 펴려고 하면 할수록 아픔을 가져옵니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인내를 갖고 하다 보면 조금씩 펴지면서 아픔도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 요가를 시작할 때 대부분 반가부좌로 앉는 것조차 힘들어서 엉거주춤한 이상한 자세를 보였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호흡기도는 생소한 말이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처음의 호흡을 되찾고 그 호흡의 들숨을 통해 하늘의 은총을 받아들이고 내 속의 구부러지고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 것들을 날숨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 기도입니다.
이런 것들을 하는 이유는 바쁘고 여유 없는 현대생활 속에서 이러한 것들을 통해 여유와 진정한 쉼을 되찾기 위함입니다. 몸과 마음의 쉼을 원하시는 분들과 세상 삶에 곤고함을 느끼시는 분들은 두레마을(661-319-3370)로 연락을 주십시오.
함께 이곳에 머물면서 우리 인생이 어디에 머물며 살았는지, 익어가는 가을녘에 내게 익어가는 것들은 무엇인지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조규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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