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혼 울리는 ‘한 발의 디바’

2007-10-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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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마리아, 내달 남가주 공연

두 팔 없는 중증 장애 극복
세계적 가스펠 싱어 우뚝

밀알선교단 주최·본보 후원
장학기금 모금 ‘감동 무대’


‘천상의 가수’ 레나 마리아(39)가 남가주 한인들을 찾아온다.
두 팔이 없고 왼쪽 다리마저 짧은 기형으로 태어났지만 ‘한 발의 디바’로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그가 남가주밀알선교단(단장 이영선)이 본보 후원으로 주최하는 장애인을 위한 장학기금 모금 콘서트에 출연하는 것이다. 11월10일 오후 7시 주님의영광교회(담임목사 신승훈)와 11일 오후 7시 남가주사랑의교회(담임목사 김승욱)에서 열리는 ‘밀알의 밤’ 행사다.
스웨덴 출신의 이 아름다운 재즈 가스펠 싱어는 장애 없는 영혼으로 부르는 순결한 선율로 청중들의 지친 마음을 보듬어 많은 것을 갖추고도 불행하게 사는 세인들을 부끄럽게 한다.
오른발 하나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지난 9월에는 세계장애인대회 참석차 한국을 찾아 공연했던 마리아. 선천적인 중증 장애가 옥죄었지만, 3세 때부터 수영을 시작한 그는 19세에 스웨덴 대표로 세계 장애인 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해 4개의 금메달을 따 스웨덴을 울린 ‘자유혼’이다.
발 하나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마리아에게 가장 힘 들었던 것은 일어서기와 걷기. 몸에서 멍이 사라질 틈이 없었지만 불굴의 노력으로 네 살 때 마침내 걷는 법을 배웠다.
“내 장애가 불편하다면 그것은 보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태연히 말하는 그는 어떻게 장애를 이겼느냐는 편견 섞인 질문에 “단지 내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았을 뿐”이라고 답한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빼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스톡홀름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수익의 일부를 태국, 루마니아의 고아와 빈민들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장애인 자립을 돕는 단체 설립을 추진하는 등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운데 슬플 때 찬송하고 힘들 때 기도하면서 신앙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온누리에 보여준 그의 감동적인 스토리는 한국에서 TV 방송을 통해 특집으로 보도되었으며, 수기 ‘발로 쓴 내 인생의 악보’가 번역, 출판되기도 했다.
복의 대상이기를 거부하고 다른 사람에게 복을 전해주는 통로로서 살고 있는 마리아는 이번 밀알의 밤에서 한인들과 영혼을 울리는 노래와 신앙, 사랑을 나눈다.
행사에는 오페라 캘리포니아 소년소녀 합창단(단장 노형건), 남가주밀알 연합 수어찬양단도 출연해 감동의 불씨를 모으게 된다.
콘서트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밀알선교단의 이영선 단장은 “이번 음악회는 1년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레나 마리아를 통해 장애우 등 모든 한인들이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행사를 통해 13만7,200달러를 모아 장애인 66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밀알선교단은 후원자를 애타게 찾고 있다. 일반 후원(금액제한 없음), 밀알의 밤 광고(200~1,500달러), 지정 후원(주립대 1년 등록금 3,600달러), 콘서트 티켓 구입(10달러) 등으로 도울 수 있다. 현재 장학생도 모집중이다.

▶공연 일정
-11월10일(토) 오후 7시 주님의영광교회 1801 S. Grand Ave., LA
-11월11일(일) 오후 7시 남가주사랑의교회 1111 N. Brookhurst St., Anaheim
▶티켓: 10달러.
▶문의: (714)522-4599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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