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2007-10-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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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만큼 내 돈이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기 원한다. 그러나 돈이 많다는 것과 행복이 반드시 일치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오해 때문이다. 행복하기 위해 돈을 많이 번다고 한다. 또는 돈이 많이 있으면 행복하다고 한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벌어 쓰고 싶은 대로 써 보아도 행복감을 높이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곧 느끼게 된다. 물론 돈을 손에 쥐어 보는 그 순간에 사람들은 “아, 이 행복”하며 감탄하지만 그 돈이 행복을 살 수는 없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된다.
누가 부자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속고 살고 있다. 은행에 100만달러의 예금이 있는 사람과 100달러밖에 없는 사람과 비교할 때 누가 부자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100만달러의 예금이 있는 사람이 부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게 믿는 사람은 속고 사는 사람이다. 돈을 많이 벌어 은행에 아무리 많이 저축을 해 놓아도 그 돈을 쓰기 전까지는 아직 자기 돈이 아니다. 자기 돈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은행이 발행한 종이에 불과하다. 다만 심적으로 마음이 든든할 뿐이다. 결국 돈이란 쓴 만큼 자기 것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은행에 100만달러가 있는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100만달러를 쓴 사람이 부자인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돈을 모으는데 일평생을 투자하다가 정작 써보지도 못하고 병들고 죽고 만다. 참으로 가난한 사람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하늘나라 법칙은 어떤 것인가? 하늘나라에 계산되는 부자는 누구인가? 돈을 쓰되 자신을 쓰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쓴 사람이다. 그렇다면 물질을 많이 모으는 것보다 많이 쓰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돈을 모음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고, 씀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모으는 사람들을 건전한 사람으로, 쓰는 사람들은 헤픈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상식이다.
하지만 경제 법칙으로만 따져보아도 불경기에 무조건 돈을 쓰지 않는 게 꼭 좋은 방법은 아니다. 문제는 돈을 어떻게 쓰는가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돈을 벌기만하고 쓰지 않는 사람이 가장 불쌍한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돈을 쓰지 않고 결국은 은행만 배불리고 나중에는 돈을 쓸 줄 모르는 철부지 자손들이 다 까먹고 말테니까.
그 다음으로 불쌍한 사람들은 애써 번 돈을 가치 없게 써버리는 사람들이다. 쓰는 재미는 있을 지 모르나 돈을 버는 데 쓴 에너지를 생각하면 참 멋없는 경제활동이다.
그 다음으로 불쌍한 사람은 번 돈을 가치 있게 쓴다고 사회사업, 자선사업 등에 열심히 쓰지만 정녕 하나님은 점수를 주지 않는 사람들이다. 기도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복이 아니라 받은 돈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쓴 만큼만 하나님이 주신 복이다. 돈을 달라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우리 한인들이 정녕 돈의 복을 받고는 쓸 줄을 모른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쓰지 않으면 아직 휴지조각이요, 그것도 하나님을 위해 쓰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는 편할지 모르나 저 세상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일이다.
돈을 멋있게 가치 있게 쓰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작은 정성으로 한 학생이 공부를 할 수 있다면, 고아원의 한 아이가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면, 장애 아동들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오지에서 땀 흘리는 선교사님들의 활동을 격려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이런 투자야말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가장 확실한 복이라는 사실을 해보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으랴!

김 홍 덕 (목사·조이장애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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