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과 샌마리노의 더 클래식 매장에 마련된 한국 고전가구 맥 전시장 모습.

가구를 만드는 장인에서 판매자로 변신해 한국 전통 가구를 알리기에 나선 정구군씨.

전통 고가구의 혼과 숨결 ‘그윽히’

웨스턴과 샌마리노의 한국 여성 의류 전문점 더 클래식(The Classic) 매장 한쪽 코너에 자리 잡은 ‘한국 고전가구 맥’. 한국 고가구의 명맥을 이어가는 가구쟁이들의 야무진 손길이 그대로 느껴지는 수십 종류의 한국 전통 고가구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경력 30∼40년 ‘가구쟁이’들의 작품 직접 들여와
미 전국 돌며 ‘전시회’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판매
못 사용 않고 ‘짜맞춤식’제작, 견고하고 멋스러워

오래된 한옥을 철거하면서 얻어지는 대들보로 만든 좌식 탁자, 다이닝 테이블, 콘솔 등을 비롯해 한국 특유의 나뭇결과 고장마다 특유의 장식이 살아 있어 멋스러운 전주장, 반닫이, 탁자, 약장, 사방탁자, 서랍장 등 우리네 옛 조상들이 일상생활에 사용해 오던 한국 고가구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듯 멋스럽다.
한국 고전가구 맥의 정구군 사장은 “한국 고전가구 맥의 정식명칭이 ‘한국 고전가구 제조자 생산 판매자 전시회’로 한국 고전가구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설립된 한국정부 지원 회사”라면서 “일반 가구점과는 달리 경력 30-40년의 가구쟁이들이 만든 한국 전통가구를 이들로부터 직접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가구 전시회’라는 독특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난다는 것. 실제로 샌호제, 시애틀, 달라스, 샌안토니오, 시카고, 하와이 등 미국 전역을 두루 다니며 10여차례 전시회를 개최해 지역 한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었다.


장식 효과와 함께 작은 소품도 멋스럽게 수납할 수 있는 전통 약장.

정 사장은 “특히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지 않는 오지(?)일수록 반응이 뜨겁다”면서 “전시회마다 거의 100% 판매율을 기록해 점점 우리 전통 고가구가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사장은 “전시회 지역마다 한번 구입한 고객들이 모두 세일즈맨으로 변신해 언제 또 오냐고 전화까지 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고전가구 맥에서 취급하고 있는 한국 전통가구는 크게 두 가지 스타일. 옛 선조들이 사용하던 디자인을 그대로 고수해 만든 전통가구와 현대 주택구조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한 퓨전 스타일로 나뉜다. 모두 100% 한국 나무로 100% 한국 장인들의 손길로 만든 것들이다. 또한 한국 전통 가구들은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짜맞춤 방식으로 제작해 견고하면서도 독특한 멋이 흐른다.


반닫이, 협탁, 사방탁자 등 미국식 주택에도 잘 어울리는 다양한 한국 전통가구들이 구비되어 있다.

다양한 가구 중에서도 한인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품목은 한국 고유 스타일로 만든 전통가구들로 통나무로 만든 좌탁, 금속 장식이 멋스러운 반닫이, 문갑, 이층장, 삼층장 등. 특히 낮은 테이블인 좌탁은 쿠션과 매치하면 근사한 오리엔탈 스타일 공간으로 변신해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사용하시는 방을 꾸미는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인기 만점이다. 좌식 문화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오래된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있어 거친 느낌이 나는 자재로 만든 장식용 콘솔이 인기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한국 전통가구의 또 한 가지 매력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 100∼1,000달러 사이면 웬만한 가구를 구입할 수 있는데 이는 중간 유통자 없이 생산자로부터 직접 물건을 받아들여 오는데다 마케팅이나 홍보업체 대신 가구쟁이였던 정 사장이 직접 전시회를 통해 소비자를 만나 그 만큼의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한국 고전가구 맥의 정 사장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 덕분에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LA 지역에 고정 매장을 마련하게 되었다”면서 “한국 전통가구에 관심 있는 한인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한국 고전가구 맥
▲주소: 939 S. Western Ave. Los Angeles ▲전화: (213)393-6969

<글 성민정·사진 진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