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회개·기도‘성모 메시지’되새긴다

2007-10-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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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 성모 발현’90주년… 성바실성당서 13일 기념행사

성바실성당(3535 W. 6th St., LA)은 13일 오후 7시 최광경 비오 신부(미주가톨릭신문 사장)의 강의로 ‘파티마 성모 발현’ 90주년 기념 행사를 연다.
파티마 성모 발현이란, 1917년 5월13일 성모 마리아가 포르투갈의 한 시골 마을인 파티마에서 목동 어린이 3명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을 말한다. 나중에 가르멜회 수녀가 되어 이 발현에 대해 저술하한 루시아 수녀와 그 사촌남매 히야친타, 프란치스코는 성모를 직접 보고 말씀을 받았다.
5월13일 정오께 한 줄기 밝은 빛이 아이들을 비추었다. 아이들은 나무 위에서 찬란한 모습의 한 부인을 보았다. 이 첫 발현 때 부인은 죄인들의 회개와 제1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위해 기도하라고 이르면서 매달 13일에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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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파티마에 있는 넓은 광장에 우뚝 솟은 성당에서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성당 옆 작은 경당에서 성모가 발현했다.>


6월13일과 7월13일에도 발현이 있었다. 네 번째 발현일인 8월13일에는 지역 당국의 방해로 발현 장소에 가지 못했지만 19일 부인을 다시 만났다. 9월13일에는 전쟁이 끝나도록 묵주 기도를 바치라고 요청했다. 발현 횟수가 거듭되면서 처음에는 목동들을 의심했던 사람들도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믿게 되었고, 더 많은 군중이 모여들었다.
성모 마리아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약속한 10월13일 부인은 자신을 ‘로사리오의 모후’라고 알려준 뒤 기도하고 보속할 것을 다시 권고했다. 그때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다. 태양이 빙빙 돌면서 수직으로 땅에 떨어지며 찬란한 광채를 발하는 ‘태양의 기적’을 7만여 군중이 목격했다.
성모 마리아는 이들 세 어린 목동들을 통해 속죄의 기도와 묵주 기도를 자주 바치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와 고행을 바칠 것을 당부했다. 또 모든 사람이 성모의 티없는 성심께 봉헌할 것과 매달 첫 토요일에 속죄의 영성체를 할 것을 요청했고, 그 대가로 많은 영혼이 구원되고 더 끔찍한 세계 대전을 피할 것이며 세계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을 약속했다.
성바실성당이 기념 행사를 13일에 갖는 것은 성모 마리아가 마지막으로 발현한 날에 맞춘 것이다.
성모 마리아는 발현을 통해 환시 형태로 세 가지 비밀을 보여줬다. 첫 번째는 지옥의 모습으로, 이것은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에 대한 것이었다. 두 번째는 러시아가 언젠가는 그리스도교로 돌아올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이는 공산주의 소련의 해체와 동유럽의 화해로 증명됐다.
마지막 비밀은 공개되지 않다가 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대희년이던 2000년 5월13일에 밝혔다. 이는 교회의 대시련을 예고한 것으로, 1981년 5월13일에 발생했던 교황의 암살사건을 예언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에 앞서 1997년 교황은 파티마 성모 발현 80주년을 맞아 포르투갈 파티마의 세라핌 데 수자 페레이라 주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류에게 보낸 성모 마리아의 메시지를 기억해야 한다”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포르투갈어로 쓰여진 이 편지에서 “동정 마리아가 인류에게 보낸 메시지는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있다”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내적 쇄신과 함께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죄까지도 씻어내도록 기도하라”고 말했다.
최 신부는 “파티마 성모의 메시지는 어린이들을 통해 죄인을 위한 기도와 묵주 기도, 보속 행위를 하라고 요구했다”며 “20세기 두 차례 엄청난 참상을 경험한 인류는 회개와 반성을 촉구한 파티마 성모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하고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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