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성사진으로 미얀마 인권유린 입증

2007-10-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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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소수민 마을들과 주민들이 사라지고 군부대가 확대된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돼 군사정권의 인권유린을 강력히 입증하고 있다고 과학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이 28일 고발했다.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를 발행하는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는 3개 인권단체 및 상업 위성사진 제공업체들과 협력해 분쟁지역들의 과거와 현재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미얀마 동부 지역에서 소수민 카렌족 마을 파괴와 주민 강제 이주, 군사시설 증가 현상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AAAS는 ‘지구공간 기술과 인권(GTHR)’ 프로젝트를 통해 수단 다르푸르와 짐바브웨, 발칸, 과테말라 등 분쟁지역의 과거 자료사진과 최근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을 분석해 그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조사해왔으며 28일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그 결과를 공개했다.


라스 브롬리 GTHR 대표는 카렌족 거주 지역에서 3개의 상업 위성을 사용해 인권단체들로부터 제보 받은 31군데의 ‘공격 현장’을 집중 조사한 결과 2004년 마을이 있던 자리에서 2006년에는 건물의 기초와 울타리의 흔적만 남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반면 군사시설은 광범위하게 확장됐고 부대 주변에 새로운 마을들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소재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를 위한 미국의 캠페인의 아웅 딘 정책국장은 군정에 의해 약 3천 개의 마을이 파괴돼 난민 150만명이 국경지대에서 살고 있으며 마을에서 쫓겨난 50만명이 정글과 산 속에 숨어 살고 있다고 말했다.

브롬리 대표는 다르푸르나 짐바브웨처럼 숲을 베고 불태우는 형태의 파괴 현장에 비해 민간인에 대한 공격의 물리적 증거는 구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또한 미얀마는 식물이 빨리 자라 불탄 흔적을 가리는 등 사진 판별이 애매할 때도 있지만 인권유린 사례가 보고된 31군데의 사진 가운데 18 군데에서 파괴된 마을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부대가 확장된 4곳과 주민들이 강제 이주당한 여러 마을들, 규모가 커진 태국 접경의 한 난민촌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인권 단체들의 보고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AAS는 미얀마 군사정권은 소수민들을 강제로 집에서 몰아내고 곡식을 키우지 못하도록 박격포로 위협을 가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AAAS는 이 사진들과 추가 정보를 미국 국회의원들과 유엔 및 안보리 국가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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