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삶-연초(燃草)

2007-10-0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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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오랜 세월을 두고 각종 잎사귀, 뿌리 등을 채취해서 음식으로 또는 약물로 써왔는데 그 예로 아트로핀(Atropine), 디지탈리스(Digitalis), 코케인(Cocaine) 등은 현대의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약물들이라 하겠다.
그런데 연초, 즉 담배가 인간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중반에 크리스토퍼 컬럼버스가 항해 중 서인도 원주민에게서 수입해서 서구 사람들에게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시기는 문헌에 나와 있지는 않으나 이조 말 할아버지들이 두루마기 입고, 곰방대를 꼬나물고 찍은 사진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분명치는 않으나 대개 16~17세기께 중국을 통해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데 이 연초 잎사귀에는 니코틴이라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어 사람 몸에 흡수되면 여러 가지 증세를 일으킨다. 첫째로 약간의 최면작용이 있어 기분이 좋고 몸이 나른해 일종의 환각상태가 된다. 니코틴은 또한 알콜과 같이 중독성이 있어 일단 습관성이 되면 끊기가 어렵다.
더욱이 무서운 것은 인간의 암 중에서 제일 무서운 폐암의 90%가 담배 때문이라는 것이다. 흡연양이 많을수록 암에 걸리는 확률이 높아지고 담배를 끊으면 다시 확률도 줄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겠다.
그러기에 미국에서는 1966년부터 담배 갑에 ‘담배는 암의 원인’이라는 경고문이 붙게 되었고 1971년부터는 TV 광고도 일체 금지되었으며 따라서 담배 사용률도 격감했다. 교육 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흡연율이 낮아 미국에서는 웬만한 공공장소는 모두 금연이고 심지어 칼라바사스(Calabasas)라는 곳은 온 시내가 금연으로 자기 집 안에서만 흡연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어 흡연율이 많이 줄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희택 박사
<신경내과 전문의 겸
UCLA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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