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레마을 이야기 - 대추나무

2007-09-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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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는 성분이 따뜻해서 속이 찬 사람에게 좋은 식품입니다.
대추를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말이겠지요. 동의보감에서는 “장을 튼튼히 하는 힘이 있어 상식함이 좋고 경맥을 도와서 그 부족을 보한다”고 소개되어 있으며, ‘한약집성방’에서는 “속을 편안하게 하며 비장을 보하고 진액과 기운 부족을 낫게 하며 온갖 약의 성질을 조화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 두레마을엔 대추와 석류가 한창입니다.
두레마을에는 두 종류의 대추가 있는데 한 종류는 아이들 주먹만큼 큰 대추로! 누구는 사과대추라고도 합니다.
이 대추는 과일처럼 먹어도 좋습니다. 또 한 종류는 한국에서 흔히 먹는 대추종류로 당도는 한국 대추보다 훨씬 높습니다.
대추는 다른 과일나무들과는 달리 새 가지가 자라면서 거기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습니다.
지난해 말에 몽당연필을 떠올리듯 그렇게 가지들을 잘라냈었는데 봄이 되면서 가지가 엄청난 속도로 자라기 시작하면서 그 가지에서 바로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 시작했습니다. 새 순이라 그런지 가지들은 열매가 자라나면서 열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자꾸 아래로 내려옵니다.
벼가 익으면서 벼이삭이 숙여지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익은 것은 숙여지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면서 내 자신이 겸손하지 못하고 교만한 것에 자꾸 마음이 쓰입니다. 숙이지 않는 열매는 쭉정이거나 이미 썩어버린 것들밖에는 없습니다.
일년생 가지도 열매를 맺으면 숙이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데 40년이 훨씬 지났어도 뻣뻣한 것은 열매를 맺지 않았거나 열매를 맺었어도 쭉정이를 매달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아침 일찍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할 때 즈음이 되면 대추나무 아래에서 잠시 명상에 잠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족들과, 혹은! 지인들과 대추가 주는 풍요로움과 더불어 가을의 명상을 원하시는 분들은 두레마을을 방문하십시오. 대추만 따가지 마시고 인생의 열매에 대해 함께 명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9552 Houghton Rd. Bakersfield, CA 93311
(661)319-3370

조규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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