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 들여다보기 - 스트레스와 공황장애

2007-09-22 (토)
크게 작게
스트레스가 많은 세상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불안 공포감은 늘 따라다닌다. 그런데 이런 일상적인 느낌보다 더 강하고 갑작스런 공포감이 있다. 패낵(panic), 공황증세이다.
패닉이란 동굴 속에 있다가 갑자기 뛰쳐나와 사람을 놀라게 했다는 그리이스 신화의 팬신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이 패닉증세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넓게는 1~5% 의 사람들이 경험한다고 하니 적은 숫자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뜬금없이 밥 먹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머리가 띵해지더니 다른 세상에 와 있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당장 죽을 것같은 질식증세를 경험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교통체증 속을 운전하다가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고 몸이 찌릿하고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고 쓰러져 죽을 것 같은 증세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증세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심장질환인가 혹 신체적 문제인가 하고 병원을 찾지만 종종 몸엔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난감해 한다.
아니 분명 땀이 나고, 손발이 떨리고, 가슴에 압박감이 생기면서, 메스껍고 질식할것 같은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니 의아할 수밖에 없다. 바로 심리적 요인에서 유발된 공황증세이기 때문이다.
위험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경험하는 불안반응은 인체가 우리를 보호해주기 위해 일어나는 다분히 정상적인 자율신경 현상이다. 하지만 공황증세는 불안감을 조절하는 몸의 정상적인 생화학적 반응이 계속적인 심리적·신체적 스트레스 때문에 중추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잘못 조건화됐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게다가 유전적으로 받은 성격적 기질과 예민성, 또, 성장과정에서 형성된 경직된 완전주의적, 강박적인 심리상태 등이 공황증세의 발명을 촉진하기도 한다.
결국, 몸과 마음을 해치는 불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살아갈 때, 삶에서 오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사고방식으로 인간관계에 지나친 스트레스 상황을 지속적으로 연출할 때, 매사에 부정적이고 과대평가적인 생각으로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행동들이 불안공포증을 가중시키면서 공황이라는 생리현상까지 수반하는 것이다.
공황증세도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건강염려증, 밀폐된 장소에 대한 광장공포증과 다른 여러 강박증을 동반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약물을 남용하게 되거나, 실직을 하고 우울증과 가정문제등을 가져오기도 한다. 어느 정도 진행된 공황증세는 약물치료도 함께 받아야하지만, 인식행동적 심리치료로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패닉증세는 건강한 삶을 위한 정신의 무의식적 몸부림으로,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으니 정신없이 사는 삶, 잠깐 멈추고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하라’ 는 경보신호이다.
(213) 500-0838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