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 가을 아동복 유행 패션은

2007-09-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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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녀처럼 입혀볼까

무거운 색상의 복고적이고 클래식한 디자인 강세
가디건·레깅즈 이용 자유롭게 매치하면 멋스러워

자기 옷만큼 신경 쓰이는 것, 바로 아이들 옷이다. 엄마라면 말이다. 한국에선 유명 해외 브랜드 아동복을 구입하기 위해 원정 샤핑도 불사한다는 기사가 나올 만큼 엄마들의 아동복 욕심은 유난하다. 그래서인지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입는 브랜드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아동복 라인을 갖고 있다. 반세기 전 그레이스 켈리의 아이들을 위해 디올이 ‘베이비 디올’을 런칭한 이후 돌체 앤 가버나, 버버리 등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품 브랜드 외에도 최근 마크 제이콥스도 리틀 마크를 내놓고 아동복 시장에 뛰어들만큼 디자이너들에게 아동복 시장은 매력적인 곳이다. 물론 추리닝 패션의 대명사 주시 쿠튀르와 디젤, 다낭(Da-Nang) 등 캐주얼 브랜드들의 아동복 시장 진출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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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들에겐 여전히 프레피 룩이 강세. 가디건이나 조끼를 이용하면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다.

■어린이 옷 어떤게 나와 있나

백 투 스쿨과 맞물려 항상 가을 아동복 시장은 다분히 복고적이고 클래식하다. 올 가을 역시 회색과 브라운, 네이비 등 무거운 색상의 클래식한 디자인들이 강세다.
미국 아동복 시장의 대명사 갭에서부터 타운의 유명 유러피안 브랜드들까지 20세기 초반 영국 캠브리지 캠퍼스에서 만날 법한 클래식하면서도 얌전한 교복 스타일의 프레피 룩(preppy look)을 대거 선보였다. 물론 최근 아동복도 성인 의류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믹스 앤 매치를 강조하는 트렌디한 디자인들도 눈길을 끈다. 한인 엄마들이 좋아하는 프랑스 브랜드 ‘자카디’(Jacadi)는 자두색과 회색, 비둘기색을 기본으로 한 레깅즈와 니트 원피스가 가을 쇼윈도를 독차지 했다.
자카디 제인 황 사장은 “따듯한 느낌을 주는 벌건디 니트 원피스에 블랙 앤 화이트 레깅즈를 매치하는 등 믹스 앤 매치가 올 가을 유행 컨셉”이라며 “요즘 아동복 디자인도 점점 성인 패션을 닮아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표 아동복 브랜드 갭 키즈(Gap Kids)는 개학을 맞아 교복 스타일인 다양한 프레피 룩을 선보였다.
여학생들의 경우 캔버스 소재 점퍼스커트에 몸에 꼭 붙는 반발 폴로셔츠를 코디하거나 칠부 면소재 화이트 셔츠에 짧은 주름치마를 매치하는 스타일이 가장 인기. 물론 여기엔 무릎까지 오는 다이아몬드 무늬 니삭스(knee socks)를 신어줘야 정통 프레피 룩이 완성된다.

엄마보다 아이 취향에 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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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아동복 패션 아이콘이 될 니트소재 원피스에 레깅즈를 매치시켜 유러피안 느낌이 물씬난다.

그리고 앞으로 쌀쌀해질 날씨를 대비해 심플한 가디건이나 옥스포드 스타일 재킷이 있으면 금상첨화.
그리고 올 가을에도 아동복 시장에 사계절 내내 유행하는 일명 ‘추리닝 패션’도 빠지지 않는다. 저지나 신축성 있는 면소재로 만든 트레이닝복은 최근 아동복의 불멸의 스테디셀러다. 특히 편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
갭 키즈 역시 유니폼 짐(Uniform Gym)이라는 스타일로 심플하면서도 트렌디한 남녀 트레이닝복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한 벌로 입히는 것보다 청바지나 프레피 룩 스커트 등과 매치하면 세련돼 보인다. 이외에도 추리닝 패션의 선두주자 주시 쿠튀르와 애버크롬비(Abercrombie)에서도 캘리포니아 패션으로 대변되는 몸에 꼭 맞는 벨벳과 저지 소재 트레이닝복을 내놓고 있다.
지난 여름 처음으로 런칭한 마크 제이콥스의 아동복 라인인 리틀 마크는 성인용 브랜드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를 축소해 놓은 디자인이어서 엄마와 함께 커플룩처럼 입을 수도 있다.

■아동복 샤핑 이렇게


천연소재에 디자인 단순한
예쁜 것보다는 편한 옷 좋아
옷 입기 ‘즐거운 놀이’ 되게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엄마들이 하기 쉬운 잘못이 아이 옷을 고를 때도 자기 취향을 고집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엄마의 ‘미니 미’(mini me)가 아니다. 어릴 적부터 아이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살려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무얼 좋아하는지 잘 관찰해 좋아하는 것으로 골라주도록 하자.
요즘 놀라운 것이 벌써부터 아이가 자기만의 취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외출할 때마다 꼭 입겠다는 외투가 있는가 하면 신발도 늘 고집하는 것이 있다. 가끔 엄마가 입히고 싶은 것을 권해도 거절당하기 일쑤다.
적지 않은 엄마들이 아이들 옷을 고를 때 아이 취향보다는 본인 취향을 앞세우는 경향이 있다. 먼저 아이들 취향이 무엇인지 아주 어릴 적부터 관찰할 필요가 있다. 정말로 밝은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모양의 무늬를 좋아하는지, 어떤 요소를 좋아하는지를 살펴본 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위주로 ‘옷 입기’를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옷 입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보통 어린아이들은 어떤 옷들을 좋아할까? 어린아이들은 일단 입었을 때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을 선호한다.
겉보기에는 예뻐도 만약 가슴 부분에 자수나 패치워크(다른 옷감을 덧대어 모양을 만든 것)가 달린 디자인이면 반드시 옷 속 부분까지 뒤집어 보아야 한다. 자수나 패치워크 뒷부분에 부드러운 천을 덧대주지 않으면 아이들 피부에 껄끄럽다.
또 입고 벗기 편리해 아동복에 많이 다는 똑딱단추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느 부분에 달렸는지에 따라 아이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다.
또 라운드 티셔츠는 목선이 잘 늘어나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아이들 몸은 머리가 상대적으로 매우 큰 편이어서 쉽게 입고 벗으려면 목 부분이 잘 늘어나야 한다. 이렇듯 엄마 눈에 예뻐 보이게 만든 복잡한 디자인들이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염색이 화려하지 않은 천연 소재에 디자인이 단순한 옷이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떤 특별한 모양이나 색깔, 디자인을 강하게 좋아한다면 오히려 그런 디자인의 옷을 골라주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옷 입는 것이 즐거운 놀이’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심어주어야 훗날 어른이 되어서 무엇을 입어도 세련된 ‘멋의 달인’이 되어 있을 테니 말이다.

■아이옷 이렇게 고르자

①부모 눈에 예뻐 보이는 옷을 골라주기 이전에 아이가 편안해 할지 따져 볼 것.
②입혔을 때 예쁘면서도 아이가 불편해하지 않는 옷은 잘 맞는 치수의 옷이다. 무조건 한두 치수 크게 입히면 편하긴 해도 예쁘지는 않다.
③항상 소재를 살펴보자. 100% 면도 좋지만 1~2% 정도 탄성 소재가 들어간 것이 오히려 움직이기에 더 편하다.
④여자 아이에게 핑크, 남자 아이들에게 블루를 강요하지 말자. 아이들 스스로 어떤 색을 원하는지 고르게 해주자.
⑤아이들이 직접 고른 색깔 조합이 우습더라도 무시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자. 무엇이든 시작 단계인 아이들에게 옷 입는 연습은 또 하나의 창조적 학습의 시간이다.

글 이주현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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