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패션가

2007-09-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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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블루…
색채가 나눔의 세상 꿈을 그리다

패션업계의 기부 마케팅이 색을 입기 시작했다. 옷이나 액세서리를 사면서 공익활동에 참여하는 기부 마케팅이야 새로울 게 없지만, 대표 색상을 정해 캠페인에 지속성을 부여하고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참여자 사이의 연대감을 강화하는 것은 한결 진화된 형태의 패션 마케팅 기법으로 주목된다.
스니커즈 전문 브랜드인 컨버스는 8월 중순부터 ‘레드 컨버스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본사의 지휘 아래 전 세계적으로 실시하는 이 행사는 전설적인 팝그룹 ‘U2’의 리드싱어인 보노가 처음 제안해 이루어진 아프리카 에이즈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운동이다.
컨버스 제품으로는 스니커즈에 빨강색 아일렛 하나가 달린 제품들은 모두 이 캠페인에 참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로 제품군을 만드는 대신 기존 제품에 포인트를 하나 더한 셈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여럿이 뭉쳐서 구호를 외치는 것 보다 조용히 혼자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선명한 색상 하나로 자신을 웅변하도록 꾀하는 마케팅이다.
패션시계 브랜드 스와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푸른색 유엔인권시계를 내놓았다. ‘Shake the World No.2’라는 제목이 붙은 이 시계는 유엔 인권이사회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기 위한 제품이다. 유엔의 상징인 연한 하늘색 몸체에 버클에는 비둘기가 그려진 유엔 로고가 달려있다. 다이얼에 표시된 숫자 2는 세계인권선언 2조를 의미한다.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 등에 의해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아야 하며 나아가 국가 역시 국제적 지위에 근거해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평등권에 대한 조항이다. 평등한 세상에 대한 신념을 표현하기 위해 푸른색 시계를 차는 것이 가능한 셈. 시계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유엔재단에 보내져 환경 교육 통신사업에 사용된다. 스와치는 이 푸른색을 이용한 유엔시계 출시를 매해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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