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가 평화의 도구로 쓰이는지 되돌아보길”

2007-08-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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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성모승천 대축일’메시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사진) 추기경은 ‘성모 승천 대축일’(15일) 메시지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 생명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와 살해 사건을 비판했다.
정 추기경은 “오늘날 세상은 그리스도께서 원하신 평화와는 거리가 멀어 세상 곳곳에서 전쟁과 테러 등 생명의 가치가 경시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면서 “온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납치와 살해 사건은 인간 생명의 가치를 훼손한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이 이기적인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자기중심적인 삶에 몰두하는 것은 세상의 평화를 위태롭게 한다”면서 “정치, 경제, 사회의 지도층에 속한 사람들은 국민의 삶을 평화롭게 만드는데 더 큰 책임과 의무가 있으므로 희생적이고 모범적인 언행으로 평화에 이바지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추기경은 또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불안하고 혼탁한 세상에 참된 평화를 청하자”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희생된 분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 교회가 평화의 도구로서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지 겸손하게 성찰하자”고 덧붙였다.
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가 지상의 삶을 마치고 승천한 날로 5세기께 초대교회 때부터 지켜온 기념일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성모 승천 대축일이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광복절과 겹쳐 민족의 해방과 세계 평화의 회복에 감사하는 미사를 전국 성당에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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