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영중인 영화프로

2007-08-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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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과학’ (Rocket Science) ★★★½(5개 만점)

말 더듬이 고교생 남친
토론부 가입시킨 이유

10대의 사랑과 고뇌를
독특하게 그린 코미디


10대의 사랑과 자기실현과 불안과 고뇌를 독특하게 묘사한 코미디로 장르 구분이 애매모호한 희한한 영화다.
지적이요 위트와 유머 그리고 사랑의 그림자가 잔뜩 드리운 10대의 성장기이면서 아울러 모든 사람들의 사랑에 관한 고찰이자 자신의 운명에 대한 지배를 얘기하고 있다.
뉴저지의 플레인스보로 고교에 다니는 핼은 말을 더듬어 행동마저 소심하다. 이로 인해 학교에서 시달림을 받아 자신감이 많이 훼손됐다. 이런 핼에게 똑똑하고 당차고 경쟁심 강한 학교 토론부의 리더인 지니가 접근, 토론부 가입을 반강제적으로 권한다.
지니가 핼의 무엇을 보고 가입을 권했는지는 모르지만 핼은 지니에게 마음을 빼앗겨 이 제의를 수락한다. 그리고 토론부 학생들의 연습장면이 여러 번 나오는데 매우 재미있다.
영화는 핼과 지니의 풋사랑 외에도 주변 인물들의 사랑을 그리면서 사랑의 만유적 성질을 알려준다. 그 중에서도 재미있는 것은 남편이 달아난 핼의 어머니와 이웃 한국인(스티븐 박)의 노골적이면서도 순진한 애정 표현.
10대의 로맨스와 토론대회 영화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용이 심각해지고 플롯이 전연 뜻밖의 방향으로 커브를 틀면서 보는 사람의 기대를 완전히 뒤집어놓는다.
매우 정이 가고 상냥하고 또 심금을 울리는 영화로 핼과 지니역의 두 어린 배우 리스 대니얼 탐슨과 애나 켄드릭이 뛰어난 연기를 한다.
등급은 R로 부모들이 고교생 자녀들과 함께 관람키를 권한다.
R. 아크라이트(323-464-4226), 랜드마크(310-281-8233).

‘스타더스트’(Stardust) ★★

로버트 드 니로, 미셸 파이퍼, 클레어 데인스, 시에나 밀러 및 피터 오툴 등 국제적 앙상블 캐스트가 나오는 로맨스와 액션과 모험이 있는 컴퓨터 특수효과를 동원한 환상 동화인데 목불인견의 어릿광대극이 됐다.
초자연적 왕국 스톰홀드와 분리된 영국 땅인 월에 사는 청년 트리스탄이 자기가 사랑하는 처녀에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을 갖다 주겠다고 약속하고 길을 떠나면서 온갖 모험이 일어난다. 이 별은 이베인이라는 처녀. 이베인의 심장을 날로 먹고 영원한 젊음을 간직하려는 것이 사악한 마녀 라미아. 이와 함께 스톰홀드의 죽어가는 왕을 놓고 7왕자가 자리다툼을 한다.
가관 중 가관은 비행하는 해적선 선장으로 나오는 로버트 드 니로가 여자 속옷을 입고 캉캉을 추는 것. PG-13. 전지역.

‘12시8분 부쿠레슈티의 동쪽’(12:08 East of Bucharest) ★★★

분노한 루마니아 시민들이 독재자 차우세스쿠를 권좌에서 몰아낸 지 16년 후. 수도 부쿠레슈티 동쪽의 한 작은 마을. 동네 TV 방송은 혁명 기념 특집 방송 손님으로 은퇴한 남자와 술꾼 역사 선생을 초대한다.
둘은 16년 전 ‘차우세스쿠 타도’를 외치며 동네 시청으로 진입하던 과거를 회상한다. 그런데 방송을 보던 사람들이 둘의 말이 모두 틀린다고 반박한다.
2006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 풍자극.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원콜로라도(626-744-1224).

‘몰락’(Descent) ½

강간 당한 여대학원생의 복수극으로 매우 어둡다(내용과 화면이 모두).
장래가 촉망되는 건강하고 개성 있는 얼굴을 가진 여대학원생(로사리오 도슨)이 파티에서 만난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면서 정신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 이 대학원생은 영혼이 빠져 나간 듯한 삶을 살다가 클럽에서 만난 DJ에 의해 새 세상과 자신감을 알게 되면서 자기를 강간한 남자에 대한 복수 작전에 나선다. NC-17. 뮤직홀.


‘미치광이 피에로’ (Pierrot Le Fou)★★★★

부르좌 생활 지겨워 사랑의 도주

옛 애인과 갱스터 같은 범죄 행각
반미 냄새 물씬… 퍼즐같은 영화

장-뤽 고다르의 1965년작으로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면서도 경쾌하고 변덕스럽고 또 장난기 짙고 퍼즐 같은 영화다.
자유롭고 쿨하면서 아울러 감정적이요 멜랑콜리한 작품인데 고다르의 반미냄새가 물씬 풍긴다. 고다르의 수필과도 같은 영화로 미국의 갱스터 영화를 흉내 냈다.
제목은 여주인공 마리안이 함께 사랑의 도주를 한 남자 페르디낭을 부르는 이름인데 ‘광대’라는 뜻이 있어 ‘어릿광대 어릿광대’라고 봐도 되겠다.
파리에서 돈 많은 아내와 살던 페르디낭(장-폴 벨몽도)은 부르좌 생활이 지겨워 어느 날 갑자기 자기 딸의 베이비시터로 옛날 애인인 마리안(안나 카리나)과 프랑스 남쪽으로 사랑의 도주를 시작한다.
이들은 미국인 관광객의 자동차를 훔쳐 타고 달리면서 무기 밀매상들과 맞서고 주유소 종업원을 때려누이고 미 해군들 앞에서 베트남전을 묘사한 스케치 극을 공연해 푼돈을 번다. 페르디낭과 마리안은 스스로 팝문화의 극중 인물이 되는데 마리안은 이것도 싫증나 페르디낭을 떠난다.둘은 재회하나 페르디낭은 배신자 마리안을 사살하고 자신은 다이너마이트를 얼굴에 감고 자폭한다.
벨몽도와 카리나의 연기와 콤비가 일품이다.
성인용. 16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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