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꺼져가는 생명에 마지막 사랑을”

2007-08-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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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는 생명에 마지막 사랑을”

김광식 장로는 “통증 없이 환자를 보내드리는 것도 호스피스가 할 일”이라고 말한다. <이승관 기자>

‘에인절스 호스피스 파운데이션’ 설립 김광식 장로
박남규 목사 초청 호스피스 세미나 15, 16일 개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오세요”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 환자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도록 보살피는 일을 아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에인절스 크리스천 호스피스 파운데이션’을 6년 전 세우고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를 길러온 김광식 장로가 15∼16일 호스피스 모임을 개최한다.
이번 모임에는 15년간 호스피스 사역을 벌여온 박남규 목사(서울 사랑의교회)가 강사로 참석해 15년 경험을 간증한다. 세미나 겸할 이번 모임은 갈보리믿음교회에서 진행된다.
김 장로는 지금까지 100명 정도를 교육시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로 키워왔다. 그 중 10여명이 꾸준히 호스피스로 활동하며 환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
호스피스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이라,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필요하다”고 김 장로는 말한다. 호스피스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자격 요건도 필요하지 않은 건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호스피스로 봉사하고 싶다면 30시간 커리큘럼을 이수해야 한다. 타운에서는 약식으로 주말 세 번에 걸쳐 20시간 정도 교육을 받는다. 병원에서 환자 돌보는 법 등이 주요 교육 항목이다.
김 장로는 “환자를 돌보며 얻은 환자에 관련된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지켜주는 게 호스피스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이라며 “환자가 어떤 병에 걸렸는지도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에서는 직접적으로 전도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므로 유념해야 된다고. 호스피스의 몸에서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독교 정신이 드러나는 것으로, 강렬한 전도 욕심을 대신해야 한다고.
김 장로는 “호스피스는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친구가 되는 게 본연의 임무”라며 “환자가 말기가 되면 거동을 못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24시간 붙어있어야 되는데, 가족이 늘 있기가 힘들기 때문에 호스피스가 옆에서 돕게 된다”고 말했다.
김 장로는 “환자와 가족 모두가 정신적으로 힘들 때 호스피스가 옆에서 휴식과 안식을 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좋지 않겠냐”며 “환자가 사망한 후에도 1년 정도 가족을 위로하는 것도 호스피스의 의무”라고 말했다.
지금껏 호스피스로서 120여명의 임종을 지켰다는 김 장로는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은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자고 주장하는데, 이는 오히려 환자에게 부담이 된다”며 “편안하게 저 세상으로 갈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도 살아남은 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 장로는 “이번 호스피스 모임을 통해 말기 환자를 돕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분들이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소 3663 W. 6th St., LA. 문의 (323) 528-5633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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