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뒤로 밀리는 회복 기대… 2009년은 돼야

2007-08-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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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은 언제나 회복이 될까. 일반의 기대와는 달리 최근 전국의 주택 시장은 계속적으로 악화되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점점 뒤로 밀어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올해 하반기에는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주택 시장의 회복이 점점 지연돼 빨라야 2008년, 이 추세라면 2009년은 돼야 바닥을 벗어나 상방향으로 추세를 틀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어두운 전망은 6월중 주택 시장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전국부동산협회(NAR) 집계에 의하면 기존 주택 판매는 6월중 3.8% 하락, 연율 575만 채에 그쳐 주택 시장 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중 반등은 이미 물 건너가
계속되는 하락에 바이어도 멈칫 멈칫
시애틀 등 일부 지역은 상승세
그러나 전국 통계는 “아직 바닥 ”

■혼란스런 바이어


NAR은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하방으로 기는 이유를 엇갈리는 통계와 소비자 심리 탓으로 본다.
주택 바이어들은 주택 시장에 대해 계속 방향을 잡기 어려운 엇갈리는 신호를 받고 있으며 이런 이유 때문에 구매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멈칫 멈칫 한다고 NAR 수석 경제 분석가 로렌스 윤은 설명했다.
그는 모기지 이자율 상승과 까다로워진 융자 기준이 주택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0년 고정 모기지는 5월 6.26%에서 6월중 6.66%로 올랐다.
희망을 갖게 하는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6월중 주택 재고는 감소했고, 주택 가격도 미약하나마 상승했다. 전국 전체 주택 재고는 4.2% 떨어져 기존 주택 재고가 420만채로 줄어들었다. 줄기는 줄었지만 아직 8.8개월분에 달하는 과잉 재고다.
기존 주택 가격도 미약하지만 연율로 0.3%올라 23만100달러로 상승했다. 단독주택 중간평균 가격은 0.1%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재고가 약간 감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악재로 작용할 만큼 과하게 높다. “현재 재고 수준은 앞으로도 가격이 계속 밀릴 것임을 보여주는 확실한 신호”라고 글로벌 인사이트의 경제분석가 패트릭 뉴포트는 주장했다.
전국부동산협회는 지난 7월11일 기존 주택 가격이 2008년에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1.4% 하락했지만 내년에는 1.8%가 올라 평균 22만2,700달러가 될 것이란 상당히 고무적인 전망이었는데 뉴포트의 견해는 이와는 전혀 다르다. 판매 하락은 2008년에도 계속될 것이며 팔리지 않고 있는 재고 수준을 감안하면 주택 가격은 2009년에도 반등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본다.

■유혈전

재고 소폭 감소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밝은 조짐으로 보기도 어렵다. “건설업체라면 누가 지금 주택을 짓겠는가. 건설업체들은 셔터를 내려버렸다. 공급라인은 말라버렸다”고 무디스 이코노미.컴의 팻 맥퍼슨은 해석했다.
최대 모기지 브로커인 칸추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이익 악화는 그렇지 않아도 나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2분기 이익이 예상밖으로 하락하였으며 2007년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칸추리와이드 사장 안젤로 모질로는 “계속되는 주택 시장 가격 악화로 타격을 입었으며 주택 가격이 회복되려면 2009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해 충격파가 적지 않았다.
그는 “심각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전황은 나아지기보다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현 주택시장을 표현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컨퍼런스 콜에서 “시장 악화의 속도는 2007년에 감속, 2008년에는 정지, 2009년에는 방향을 틀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전국적인 그림은 엉망이지만 부동산업계는 로컬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미디어 때문에 주택 판매가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탓하며 매입 기회가 왔다고 강조한다.
센추리 21의 사장 탐 쿤츠는 “숫자는 숫자일 뿐이다. 바이어들은 TV뉴스를 느긋하게 지켜 보고 사태를 관망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를 비롯하여 NAR은 “매입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푼더멘털이 아주 좋다는 것이다. 고용시장이 강하며 이자율도 비교적 낮다. 그리고 주택시장은 지역성이 강해 전국 통계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에 대해 말하지만 우리는 홈 타운 시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고 쿤츠는 강조했다.

■바닥은 아직

미국 일부 지역은 실제로 부동산 붐을 경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시애틀 같은 곳이다. 그러나 미전국을 보면 시장은 엉망이다. 전국을 4개 지역으로 나눴을 때 6월중 모두 하락했다. 동북부지역은 7.3% 하락으로 최악이었다.
이런 사정이지만 “아직 바닥은 멀었다”고 무디스의 맥퍼슨은 말했다. 그는 2008년 중반에야 반등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며 (현재로서는) “대단히 나쁜 시장 상황”이라고 말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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