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대적 이민단속 충돌
▶ 37세 백인 운전자 피살
▶ ‘정당방위 vs 과잉무력’
▶ 반 발 시위 ‘일촉즉발’
▶ ‘제2의 플로이드’ 우려

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여성의 차량에 총탄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네소타주에서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이민 급습 단속 과정에서 이민 단속요원이 30대 백인 여성을 총격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 발생지는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했던 장소 인근으로, 현지에서는 이번 총격에 반발하는 주민들이 몰려나와 항의하면서 플로이드 때와 같은 시위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무슨 일이 있었나7일 연방 국토안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 지역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표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30대 여성이 ICE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사망자는 르네 니콜 굿(37)이라는 이름의 백인 여성으로, 시민권자로 알려졌다고 CBS 등이 이날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사건 발생 후 낸 성명에서 “ICE 요원이 작전을 수행하던 중 폭도들이 요원들을 막기 시작했고, 이들 과격 폭도 중 한 명이 자신의 차량을 무기화해 요원들을 차로 쳐 살해하려 했다”라며 “이에 한 ICE 요원이 자신과 동료의 생명, 공공안전을 우려해 방어 사격을 가했다”라고 말했다. 국토안보부는 사망 여성의 행위에 대해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해당 요원이) 자기 방어를 위해 그녀를 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우리 법 집행관들을 이 급진 좌파 폭력·증오 운동으로부터 지지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현장 동영상 공개그러나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경찰은 이같은 연방당국의 발표가 거짓이라며 이번 사건이 ICE 요원의 불필요한 무차별적 무력 사용에 따른 것이라고 반발했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국토안보부의 설명에 대해 “헛소리”라고 비판한 뒤 “ICE 요원이 무모하게 무력을 사용해 인명 피해를 냈다”고 주장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도 “해당 여성이 이민 단속의 표적이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며 해당 여성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ICE 요원이 나타난 현장의 길을 막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하라 국장은 이 여성이 머리에 총격을 당했으며, 현장에서 응급처치가 시행된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현장 목격자들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사건 당시 동영상에 따르면 버건디색 혼다 SUV를 운전하던 사망자는 ICE 에이전트들이 작전을 펼치던 도로 위에 차를 세워 길을 막고 있었다. ICE 요원들이 다가가 욕설과 함께 차에서 내리라고 소리치자 잠시 후진했다가 요원들을 피해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려 차를 몰고 나갔고, 이 순간 차량 앞 왼쪽에 있던 한 ICE 요원이 권총을 꺼내 운전자를 향해 3발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총격을 받은 차량은 길 옆에 서 있던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멈췄다.
■ 시위 일촉즉발이번 사건은 이민 당국이 미네소타주에서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에 착수한 가운데 나왔다.
ICE의 토드 라이언스 국장 직무대행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미네소타주에서 ICE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단속 작전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앞서 언론들은 이민 당국이 요원 약 2,000명을 미니애폴리스 일대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많은 주민들이 몰려나와 ICE 총격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ICE 요원들은 페퍼스프레이와 최루탄을 뿌리며 시위대에 맞섰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우리는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설계된 통치의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며 “나는 여러분의 분노를 느낀다”면서도 평화로운 시위를 당부했다.
미니애폴리스는 경찰의 과도한 법 집행으로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플로이드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지난 2020년 5월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의 무릎에 목이 9분30초가량 눌리면서 사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M) 시위가 벌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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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