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2007-07-20 (금)
크게 작게
마이너 인생의 메이저 파워

밤하늘에도 메이저와 마이너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북극성이나 오리온 별자리 같이 이름 있는 별들은 메이저 군단이라 볼 수 있고, 은하수 같이 이름 없는 별들의 모임은 마이너 그룹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이 있다고 반드시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이름이 없다고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은하수는 오히려 이름이 없는 별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고독하게 떨어져 있지 않고 서로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더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유명해 소박한 인생의 맛을 더 이상 즐길 수 없어 그 옛날 순박함을 그리워합니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들은 무명의 설움을 날려보내기 위해 눈물의 밥을 씹고 삽니다. 그러나 유명해지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리고 책임은 커집니다. 따라서 책임과 대가를 치를 능력이 없는 사람이 유명해 지면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마이너는 메이저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고 메이저가 마이너의 영광을 독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둘의 관계는 공생입니다. 마이너의 꿈은 메이저가 되는 것입니다. 꿈을 가짐으로 목표 있는 삶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메이저의 꿈은 마이너를 응집시키고 소망을 줍니다. 한편 메이저의 소원은 마이너로 떨어지지 않고 메이저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메이저는 삶의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게 됩니다. 결국 인생의 문제는 메이저가 되느냐 마이너가 되느냐가 아니라, 목표 있는 삶을 사느냐와 열정적인 삶을 사느냐입니다. 마이너로 살면서도 꿈이 없고 메이저로 살면서도 열정이 없다면 정말 힘든 인생입니다.
메이저와 마이너의 구분은 힘의 세계로 인해 생기는 구조적 부산물이지만 행복의 척도는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따지고 본다면 이런 구분은 이런 구조적 구분을 통해 이득을 추구하는 파워그룹의 논리가 만든 함정입니다. 마이너를 몰아붙여 메이저의 영웅을 만들어 냄으로써 사람의 삶의 목적이 오로지 메이저가 되는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메시지에 속아 오늘도 성공이라는 신기루의 목표를 향하여 자신의 인생은 끝없는 사막에서 지쳐 쓰러져 가고 있습니다.
메이저와 마이너의 구분은 또한 순전히 구경꾼의 논리입니다. 남의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의 논리입니다. 자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평가받고 그것에 의해 행복의 기준이 정해지는 삶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은 고유한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에는 메이저나 마이너의 구분이 없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자신의 인생은 언제나 메이저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맥시멈의 기쁨으로 사는 사람은 메이저입니다. 어떤 사람은 가진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은데 기쁨의 온도계는 언제나 낮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마이너의 인생들입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가진 것도 많지 않고 환경요인도 썩 좋지 않아도 기쁨은 충만합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메이저의 인생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사회에 메이저 파워를 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에 있어 메이저와 마이너의 구분은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주고 사는 사람인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영향력은 절대로 물질적인 것으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영향력 있는 삶을 살까 한 번 더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남은 인생에 영적인 메이저가 됨으로써 육적인 마이너의 서러움을 날려 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 홍 덕 / (목사·조이장애선교회)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