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한국정원 기금 마련위해 도예전시회 갖는 김기순씨

2007-07-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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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빚기 전 부처에 기도”

‘40년 외길’ 10만달러 대작 등 200점 출품
“진각 스님과 30여년 인연”… 오늘 개막

남가주 불교사원 연합회(회장 진각 스님)는 LA한국전통정원 조성 기금 마련을 위해 13∼26일 ‘열우 김기순 도예전시회’를 LA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다.
열우 선생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 8년간 모은 작품 200점을 내놓았다. 1,000달러(전시회 판매가)가 넘는 도자기가 10점 이상 나왔다. 굽기가 힘들어 40년 넘는 작품 인생에서 15점 밖에 완성하지 못한 대형 과반(과일 담는 쟁반 모양)은 시가로 10만달러가 넘기도 한다.
이외에 십장생 뚜껑 통병, 청와분청화병, 청와백자금물항아리, 대항아리, 분청목단문장군병 등이 전시된다. 자기에는 주로 옛 민속화와 풍속화가 그려져 있다. 홍시 같은 진사 색감, 놋가루 색깔이 나는 철분 색감 등이 자기에 배어 있다.
올해 65세인 열우 선생은 40년 가까이 도자기를 빚어왔다. 60년대 도기에 취미를 느껴 독학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도자기의 곡선미를 가다듬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
열우 선생은 “진각 스님과 30년 넘게 인연이 이어져와 초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한국전통정원 조성이라는 귀한 기회를 이번에 놓치면 다시는 찾아올 것 같지 않아 다른 전시회를 뒤로 미루고 한국에서 달려왔다”고 말했다.
열우 선생은 15년 이상 청와백자를 구워왔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한다. 지금도 구워낸 도기의 절반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버려진다고. 백자에 색감이 잘 살아나지 않으면 가차없이 망치로 깨버린다고 한다.
열우 선생은 “예로부터 도공들은 불교와 인연이 깊다”며 “도기를 빚기 전, 화로에 불을 지피기 전, 늘 부처님을 향해 머리를 숙인다”고 말한다. 도자기를 굽다 보면 밤을 꼬박 샐 때가 많은데, 불교가 마음에 잡념을 없애주고 몰두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진각 스님은 “불교가 사회에 많이 참여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도자기 전시회가 첫 시작이 돼 기쁘다”며 “1만달러 이상을 정원 조성에 기꺼이 희사해 준 열우 선생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시회 장소 5505 Wilshire Blvd., LA. 문의 (323)731-6884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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