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사동 간장게장’

2007-07-04 (수)
크게 작게
쫄깃 짭짜름‘밥도둑’… 고향의 맛 그대로

오래 전 서울 신사동의 유명한 ‘간장게장 골목’을 가본 적이 있다. 집집마다 ‘원조’ 간판을 내 걸고 짭짜름하면서 감칠 맛 나는 간장게장 맛을 자랑하는데, 그중 골목 어귀의 한 허름한 식당에서 맛봤던 간장게장의 그윽하고 깊은 맛은 LA로 돌아와서도 항상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런데 LA 한인타운에 그 때의 맛을 되살릴 수 있는 간장게장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6가와 알렉산드리아 몰에 위치한 ‘신사동 간장게장’이다. 한국산 청꽃게의 쫄깃한 게살과 28가지 재료로 맛을 낸 감칠 맛 나는 국물이 어우러진 그 업소는 고향의 맛을 그대로 선사하고 있었다.

HSPACE=5
신사동 간장게장은 쾌적한 실내 분위기로 고객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통통하게 알이 밴 한국산 청꽃게에
28가지 재료를 넣어 만들어낸 맛
밥 비벼먹다보면 잃은 입맛 어느새
노인 동반 땐 무조건 25% 할인
꽃게찜·아구찜·각종 회맛도 일품

▲맛의 비결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신사동 간장골목에서 60년 가까이 게장전문점을 운영하셨어요. 어린 시절 할머니 식당에서 일을 도와드리며 어깨너머로 요리를 배운 것이 지금의 요리 실력의 밑바탕이 되었지요”
신사동 간장게장의 주방장이자 업주인 강이준 사장은 참 겸손하다. 감히 할머니의 손맛을 완벽히 재연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비슷한 맛’을 낼 정도라고 솔직히 고백한다. 강 사장의 할머니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맛의 비결을 완벽히 비밀로 유지하셨다. 말 그대로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이었는데 돌아가시기 직전에야 그 비밀을 가족에게 털어놓으셨단다.
강 사장은 여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을 가미했다. 게장의 맛의 비결은 비린내 없는 깊은 국물 맛이라 이를 위해 다시 멸치, 황태포는 물론 감초와 항비, 인삼, 대추 등의 약재, 버섯 등 28가지 재료를 넣는다. 끓였다 식히기만도 세 번을 반복한다. 이렇게 갖은 정성을 쏟아 부어 만들어서 일까. 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지만 비리지 않으면서도 그윽한 맛이 동해바다의 싱그러움을 가득 담고 있는 듯하다.
여기다 게는 한국산 청꽃게만 사용한다. 알이 통통하게 박힌 꽃게의 쫄깃한 살을 쏙쏙 발라먹고 짭짜름한 국물에 밥을 쓱쓱 비벼 먹다보면 잃어버린 입맛이 어느새 되 돌아와 있다. 청꽃게는 하루 200마리씩만 들여오는데 저녁 8시만 되도 동이 나기 일쑤라 맛을 보고 싶다면 예약을 미리 해야 할 정도. 이 외에도 야채와 황태포, 건새우, 표고버섯 등 18가지 재료를 넣어 만드는 육수로 쩌내는 꽃게찜, 싱싱함이 살아있는 제주도산 광어, 랍스터 회 등 다양한 해물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HSPACE=5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의 깊은 맛을 LA에 전하는 강이준 사장.

▲노인은 할인
강 사장은 65세 이상 노인이 있는 테이블은 무조건 25% 할인해 주고, 꼭 65세가 아니어도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들이 있는 테이블은 값을 깎아준다. 이유는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마음에서다. 그러다 보니 어른들을 모시고 가족단위로 찾는 손님이 많다. 10명 중 한명만 노인이 있어도 할인을 해 주니 말이다.
“가족들이 함께 오셔서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너무 흐뭇해요. 어른들을 위해 계속해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강 사장의 따뜻한 마음이 고객들을 감동시켜서 일까. 저녁시간에는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게장을 맛 보려면 미리 예약을 하는 등 서둘러야 한다. 강 사장은 이같은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오는 6일은 알배네 식당 옆에 2호점을 오픈한다.

HSPACE=5
감칠맛 나는 국물과 한국산 청꽃게의 쫄깃한 살이 어우러진 신사동 간장게장.

▲가격
신사동 간장 게장 38.95~55.95달러, 꽃게찜 55.95~69.55달러, 아구찜 38.95~55.95달러, 복찜 38.95~55.95달러, 홍어찜 38.95달러, 랍스터 회 38.95달러, 산낙지 22.95달러, 복 지리 매운탕 38.95~55.95

▲영업시간
1호점 주 7일, 오전 11시~오후 11시, 2호점 오후 5시~오전 5시

▲주소와 전화번호 3377 Wilshire Blvd., #115 (213)385-1555

<홍지은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