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눔의 행복

2007-07-03 (화)
크게 작게
효과적인 나눔 실천 방법

요사이 신문 기사를 보면 사랑 나눔의 문화가 한민족 내에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류 열풍을 세계적으로 일으키고 있는 가수 비가 미국 공연을 준비하면서 월드비전에 후원금을 전달했는가 하면, 유명한 여자 가수 이효리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그들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그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LPGA 골퍼 김미현은 우승 상금 중 일부를 미국 토네이도 피해자들을 위해 기꺼이 쾌척해 미국 언론에까지 소개됐습니다.
게다가 언론에 노출되기를 원치 않는 나눔의 거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렇게 나눔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잡아 가는 것을 보며 가슴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랑 나눔은 가슴의 감성으로 시작하되, 냉철한 이성으로 마무리짓는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사랑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하고, 만일에 그렇지 않다면 바로 잡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난 16년간 나눔의 현장에서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인 나눔을 실천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그때마다 서슴지 않고 제 경험에서 축적된 가이드 라인을 나눠왔습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것 몇 항목만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째, 자신의 사랑을 전달할 대상을 선택합니다. 둘째, 자신이 직접 하기보다는 신뢰할 수 기관을 선택하여 대신하게 합니다. (직접 대상들과 연결이 될 경우에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후원을 요청하는 기관들이 ▲미국 내 IRC 501조항에 비영리 단체 등록이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기관 안내서나 홈페이지를 통해 실제 사업을 확인하고 ▲연말 재정 보고서를 통해 사업비 집행 내역과 운영비 비율을 확인하고 ▲Charity Navigator, BBB 등 비영리단체 평가 홈페이지를 방문해 해당 기관에 대한 평가 정도를 확인하고 ▲자신의 후원금의 사용처를 명확하게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 기관에 직접 연락하여 명쾌한 답변을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기관을 선택하여 나눔을 실천한 후에도 기관에서 보내오는 유인물, 보고서 등을 꼼꼼히 확인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지체 말고 확인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위 내용들이 번거롭게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 도움을 받는 사람들 이상으로 귀한 분은 나눔을 실천하는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나누는 것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여러분의 따뜻한 가슴입니다. 그것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거나, 대상에게 전달이 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간혹 우리는 좋지 않은 사람들, 기관, 단체에 의해서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신문지상을 통해 접합니다. 그리고 남의 일인양 무심코 넘어갑니다. 그러나 여러분께서 조금만 더 냉철한 나눔을 실천하신다면 그러한 기사를 지상에서 접하는 일이 없어질 것입니다.
나눔 실천이 우리의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가는 시점에서, 책임과 의무가 동반되는 나눔이야말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 준 서 (월드비전 코리아데스크 본부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