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게 힘이 된 한 구절

2007-07-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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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힘이 된 한 구절

남 재 섭 (롯데호텔 LA 지사장)

VIP 유치 경쟁서 졌을때
힐책 대신 격려의 이메일
어려울 때마다 되새겨

지난해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의 방한 일정이 발표되던 날이다. 한국에서 머무르는 동안 묵을 호텔이 우리의 경쟁업체가 아닌가. 환영 만찬 등도 또 다른 경쟁사에서 열리도록 스케줄이 짜여 있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정신이 아득했다. 경쟁사는 LA에 지사도 두지 않고 있으니, 정말 눈 뜨고 물먹은 경우다.
미국의 스포츠 스타나 저명 인사, 다국적 기업의 CEO 등이 방한할 때 우리 호텔을 이용하도록 판촉하는 것이 내 일인데…. 그런데도 LA시장의 숙소를 경쟁사에 뺏겼으니, 정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하인스 워드, 토비 도슨 등 한인 스포츠 스타를 숱하게 우리 호텔로 유치했던 ‘화려한 전적’은 ‘1패’에 묻히고 만다. 상사들의 질책이 쏟아질까 사무실에 들어가기가 싫었다. 호텔업에 종사한지 20년, 판촉 업무를 한 게 15년이니, 온갖 희비를 맛봤어도 야단 맞는 건 언제나 속 쓰린 일이다.
이메일 박스를 열었다. 평소 존경하던 상사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그때 받은 구절은 지금도 마음에 큰 위로가 된다.
넓은 미국 땅에서 회사 일로 지치거나 영업 실적이 좋지 않을 때, 더욱이 개인적인 열의가 부족해졌다고 느낄 때 항상 이 글귀를 생각하며 옷매무새를 다시 고친다.


우리가 마음속에 그린 것을/
생생하게 상상하고/
간절히 바라며/깊이 믿고/
열의를 다해 행동한다면/
그것이 무슨 일이든/
반드시 현실로 이루어진다

남 재 섭 (롯데호텔 LA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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