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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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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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 (Sicko) ★★★★½(5개 만점)

황당한 미 의료보험 체계 영상 고발

비싼 보험료 불구, 환자 치료 등 소홀
각종 통계자료 제시, 설득력 있게 묘사


미국 정부의 국민들에 대한 의료보험 체계가 엉망이란 것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공감할 뿐 아니라 아마도 모두들 분통이 터지는 좌절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특히 의료보험 체계가 HMO로 바뀌면서 병원만 돈 벌고 아픈 시민들은 천대를 받는 형편이 돼 이 체계는 영화를 비롯해 온갖 매체에 의해 울분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시민들의 울화를 잠시나마 삭여주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기록영화 감독 마이클 모어가 이번에는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다른 나라의 그것과 비교한 이 영화는 우습고 역설적이고 재미있고 또 교훈적이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다른 나라의 의료보험 체계를 좀 지나치게 화사하게 묘사한 점은 있지만 이들 나라와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비교하다 보면 우리는 3등 국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영화에 따르면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는 세계에서 슬로베니아보다 한 단계 위인 38위. 전 국민의 5,000만명이 무보험자들이다.
터무니없는 이유로 보험에 들고 싶어도 거절당하고 또 적절한 치료가 거부되고 그리고 터무니없이 높은 보험료 때문에 보험에 들지 못하는 많은 미국 시민들과 모어와의 인터뷰가 도표와 기록필름 및 여러 가지 통계자료 등과 함께 설명된다.
모어는 전국민 보험이 실시되고 있는 캐나다와 프랑스 및 영국 등을 직접 방문, 이 나라들의 완벽한 의료보험 체계를 설명하면서 왜 다른 나라가 하는 것을 미국이 못 하느냐고 자조하고 있다. 보험 커버가 안 돼 남편을 잃은 아내와 가능하면 많은 보험 가입자들에게 갖가지 이유로 혜택거절 통보를 내려 출세한 보험회사 여직원 등의 얘기들이 상세히 묘사된다.
가장 충격적이요 눈물이 나도록 감동적이면서 또 코믹한 것은 모어가 일단의 환자들을 이끌고 쿠바로 가 쿠바병원에서 이들이 치료 받는 장면. 환자들이 쿠바 의사의 자상한 치료를 받고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내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질 않는다.
PG-13. 전지역.

‘집시 캐러밴’(Gypsy Caravan)★★★

집시뮤직이 흥겹고 즐거운 음악 기록영화로 지난 2001년 인도, 마세도니아, 루마니아 및 스페인 등 4개국 출신의 5개의 집시 밴드가 북미대륙을 순회 공연한 장면을 찍었다.
이들의 각자 고유한 음악들을 신나게 즐길 수 있는데 레게 닮은 멜로디와 플라멩코와 움파 등이 술과 담배연기 속에 흥겹게 연주되고 노래 불러진다.
영화는 밴드단원들이 미국을 돌면서 연주하고 이에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관객들의 모습과 함께 밴드의 무대 뒤 모습 그리고 이들의 조국의 소박한 삶과 풍경 등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집시의 역사와 문화도 함께 설명된다. 너무 많은 얘기를 채 다 소화시키지 못한 감은 있지만 정열적이요 흥겨운 집시음악 듣는 것만으로도 좋다.
7월5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스트라이크’(Strike)

‘양철 북’으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독일의 볼커 슐렌도르프 감독이 폴란드의 조선소 노동자들의 봉기인 솔리대리티 운동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정치색 짙은 영화.
1961년. 용접공인 아그니스카는 근로자들의 권익을 위해 동지들의 결사를 시도한다. 그러나 아그니스카의 운동은 찬반 양 갈래의 반응을 받는다. 아그니스카는 이후로 20여년간을 조선소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박봉에도 열심히 일해 오다가 마침내 해고를 당한다. 이 해고가 기폭제가 돼 노동자들의 솔리대리티 운동은 급격히 확대되면서 이를 계기로 결국 폴란드에 민주주의가 정착하게 된다. 정치적 내용과 함께 투쟁을 통해 의연하고 강한 인간성을 갖추게 되는 여인의 이야기다.
성인용. 일부 지역.

‘저녁’ (Evening)

여성들을 위한‘여성의 명상’


다세대 여자들 삶과 내면 그려
호화 캐스트 여배우들 명연기


기라성 같은 여배우들의 앙상블 캐스트가 화려한 문학적이요 지적이면서 또 감정적인 여인들의 영화다.
모녀 배우인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나타샤 리처드슨 또 다른 모녀 배우인 메릴 스트립과 매미 거머를 비롯해 토니 콜렛, 클레어 데인스, 글렌 클로스 등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죽음과 후회와 여자 되는 것에 대한 세련되고 윤기 나는 명상이다.
죽음이 임박한 앤(레드그레이브)이 두 딸 콘스탄스(리처드슨)와 니나(콜렛)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에 들떠 무슨 말인가를 중얼대면서 장면은 1950년대 한 저녁으로 돌아간다.
젊은 앤(데인스)은 뉴요커로 가수 지망생. 앤은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는 친구 라일라(거머)의 결혼식에 참석차 로드아일랜드에 왔다. 앤은 여기서 라일라와 그의 악동 같은 술꾼 남동생 모두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렬하게 매력적인 닥터 해리스에게 마음이 이끌린다.
그리고 이날 저녁에 앤의 비극적 미래를 가져다 줄 일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앤의 순결은 깨어지고 몇 번의 결혼에 실패하고 또 가수로서의 생애도 시들어버리게 된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왕래하며 진행되는데 하룻밤에 극적으로 큰 의미들을 지닌 얘기를 모두 묘사하려고 시도, 생략하는 식이 되었다.
어머니들이 자신들의 딸들에게 감정적 유산을 물려주는 이야기로 여성팬들 용. 다세대에 걸친 여성들의 삶과 내면의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클로스는 라일라의 사교계 여성인 어머니로 잠깐 나오고 스트립은 자기 딸 거머역인 라일라가 성장했을 때를 맡았다. 라호스 콜타이 감독. PG-13. 전지역

‘벌거벗은 키스’(The Naked Kiss·1964)

영화가 시작되면서 다짜고짜로 대머리 창녀가 뾰족한 하이힐 굽으로 술 취한 핌프를 때려죽이는 (음향효과가 요란하다) 충격적인 장면이 있는 변태적 필름 느와르.
부르좌의 자만과 사회를 비평한 야하고 사나운 영화.
창녀(콘스탄스 타워즈)는 변신해 작은 마을에서 아동전문 정형외과의 간호사로 일하며 핸섬한 동네 남자의 사랑마저 받으며 사나 과거가 여인의 뒤를 따라 온다.
7월1일 하오 5시 빌리 와일더 극장(10899 윌셔).

‘열차’(The Train·1964)

1944년 연합군이 노르망디에 상륙한 뒤 프랑스의 귀한 예술품을 몽땅 독일로 가져가려는 나치 대령의 계획을 막는 열차역 매니저(버트 랭카스터)의 맹활약. (사진)

‘마들렌가 13번지’(13 Rue Madeleine·1947)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탄탄한 스파이 영화. D-데이가 임박했을 때 프랑스 영내 독일 미사일기지를 찾기 위해 프랑스로 침투한 OSS 대원(제임스 캐그니)의 이야기.
30일 하오 7시30분부터 이집션 극장(6712 할리웃) 동시상영.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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