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님의 뜻따르는 법조인으로

2007-06-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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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뜻따르는 법조인으로

양인평 장로는 삼성장로교회에서 한 간증을 통해 일과 전도가 분리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형 로펌‘로고스’의 양인평 대표 변호사

“교도소에도 성령의 역사”경험
재소자 전도·출소자 이끌어

크리스천 변호사들이 모여 만든 로펌 ‘로고스’(LOGOS). 하나님의 말씀이 원래 뜻이지만, 소속 직원들은 달리 해석한다고 양인평(66) 대표 변호사는 말한다.
“로드(LOrd·주님)께서 가라(GO)면 가고, 서라(Stop)면 선다.”
12명이 시작한 이 로펌은 창립 7년도 안 돼 변호사가 70명으로 늘었다. 한국에서는 탑10 로펌에 들었다. 처음에는 크리스천만 뽑았지만, 폐쇄적으로 보일까봐 비신자에게도 고용 문호를 넓혔다. 그렇지만 지금껏 ‘일터 교회’ 개념은 버리지 않고 있다.
양 대표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 시무장로다. 37세에 장로로 장립돼 ‘성시화 전도사’로 살고 있다. 법의 영역이 ‘전도의 황금어장’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판사로 형사재판을 심리할 때였어요. 전과자가 법정에서 사회에 책임이 있다는 하소연하는 것을 많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출소하면 다시는 죄짓지 않겠다고 결심해도,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흘을 굶고 나면 죄짓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해요. 그때 나에게도 정말 책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재소자 선교에 관심이 생겼어요.”


교회·교인간 갈등 안타까워
화해 주선 ‘평화중재원’설립

양 장로는 토요일마다 출소자 공동체 생활을 이끌었다고 한다. 재소자를 찾아가 기도해주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고. 재판관으로 죄인을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게 얼마나 소중한 지를 늘 마음에 두고 산다.
“변호사니깐 의뢰인이 이겼을 때가 좋죠. 그런데 졌다면 거기에 담긴 하나님 섭리가 무엇일까 많이 고민합니다. 한번은 수감된 의뢰인이 ‘제가 교도소에 오지 않았다면 예수를 절대 안 믿었을 겁니다’고 말하더군요. 의지할 곳이 예수뿐인 교도소에서도 하나님께서 역사 하시는구나 그때 깨달았죠.”
양 장로는 교회와 크리스천이 서로 법에 의지해 다투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래서 교회가 세상 법정으로 가기 전에 화해할 수 있도록 ‘기독교평화중재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크리스천 부부끼리 이혼하려고 하고, 교회 안에서 교인끼리 갈등이 생겨서, 세상 법정에 가는 것은 성경에 맞지 않아요. 판결이 아니라 주님 사랑 안에서 원만히 끝낼 수 있도록 크리스천 법조인들이 권면해야 합니다. 크리스천 법정이 그래서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양 장로는 열심히 상담 봉사를 한다. 주일이면 교회에서 오전에는 법률 상담, 오후에는 인생 상담으로 하루를 다 보낸다. 30년 넘게 이어온 상담이다.
“제가 말을 잘 해서가 아닙니다. 그저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오는 분들에게 귀기울일 뿐이죠. 어떤 분은 ‘그때 장로님이 제 말을 들어주지 않으셨다면 결심했던 자살을 실천에 옮겼을 겁니다’고 말했어요. 이혼 법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판사이기 전에 상담가로 이혼을 앞둔 부부에게 기회를 주니 합의가 훨씬 잘 됐어요.”
양 장로는 로펌 운영도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지 않게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로고스에는 술이 없는 대신 채플이 있다. 접대로 의뢰인을 모시기 보다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싶다고 한다.
“‘예수 믿는 사람은 역시 다르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예수 믿는 것들이 더 하네’가 더 많이 들리는 게 현실입니다. 로고스 로펌이라도 삶과 신앙이 분리되지 않는 일터가 되길 바랍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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