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봇으로 해저 `그랜드 캐니언’ 탐사

2007-06-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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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m 심해에서도 기후변화 영향 발견

과학자들이 로봇 잠수정을 이용, 포르투갈 연안의 거대한 해저 협곡을 탐사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심해 생태계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과 맞먹는 규모의 나자레 해저 협곡은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북부의 나자레로부터 동부 대서양으로 뻗어 나온 협곡으로 지도에는 오래 전부터 표시돼 있지만 아직 제대로 연구된 적이 없다.


학자들은 영국의 해양 탐사선 제임스 쿡호로부터 원격 조종되는 심해 잠수정 ISIS를 이용해 최고 깊이 5천m에 이르는 나자레 협곡을 처음으로 세밀하게 탐사하면서 수심 3천600m에서 상어를 발견하는 등 학계의 기존 상식을 깨는 현상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국립해양학연구소의 더그 매슨 교수는 이처럼 깊은 해저 협곡에 관해 학계에서는 `생물의 보고’라는 의견과 `해저 사막’이라는 의견이 맞서 왔지만 실제 탐사 결과 두 가지 가설이 모두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벽같은 곳은 산호초처럼 활발한 생태계가 존재하는 반면 어떤 곳은 사구 천지로 생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해저에는 해변에서 수십 ㎞씩 밀려온 거대한 자갈 무더기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 등 지형 변화 역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이 탐사를 통해 기후 변화의 영향을 평가하는데 사용될 해저세계의 기초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학자들은 기후 변화의 흔적이 5천m 심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구상에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전세계 해상(海床) 가운데 현대 기술을 이용한 탐사가 이루어진 곳은 5% 미만이라면서 해저 탐사는 이제 막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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